술취한 영업택시, 불안한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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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한 영업택시, 불안한 시민들
  • 권진영 기자
  • 승인 2012.08.2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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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밤 11시께 회사 근무를 마치고 집을 돌아가기 위해 우아동에서 택시를 탄 심모(32·여)씨는 차 안에서 술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다.
심씨는 택시 기사에게 “혹시 술을 먹었냐?”고 물었더니 기사는 태연히 “동료 기사들과 야식을 먹으면서 반주 몇 잔 걸쳤다”고 대답했다.

이에 놀란 심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해도 괜찮으냐”는 물음에 기사는 “음주단속에 걸리지도 않거니와 택시는 단속도 하지 않으니 걱정 말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경찰이 전주역부근 도로에서 음주단속을 하고 있었지만 기사의 말처럼 심씨가 탄 택시는‘무사통과’였다.
심씨는 “평소에도 몇 차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며 “일반 시민들에게는 철저하게 적용하는 음주단속이 왜 택시 운전기사들에게는 관대한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도내 일부 택시기사들이 음주운전을 버젓이 일삼고 있어 강력한 단속이 요구된다.
전주시에 따르면 올들어 택시기사가 음주운전을 하다 개인택시 운송사업 면허를 취소당한 사례는 1건이 있었으나 경찰의 일제 음주단속을 통해 적발된 사례는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음주단속에 걸린 운전사들이 이의신청 등으로 인해 기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음주 택시운전자들이 거리를 누비고 있지만 경찰이 영업용 택시 등 대중교통 수단을 대상으로 한 일제 음주단속을 벌인 경우는 한 건도 없어 사실상 이들의 음주운전을 방치한 게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이로인해 경찰이 최근 들어 수시로 대대적인 음주운전 단속을 벌이면서도 택시 운전기사는 ‘열외’시키고 있어 대형사고의 위험과 함께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심씨의 경우 다행히 교통사고가 나지 않았지만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은 택시기사들로 인한 사고도 적지않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개인택시와 영업용택시 기사들이 음주운전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것은 경찰의 소극적인 단속과 이를 악용한 일부 택시 운전기사들의 그릇된 인식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차량에 대해 음주운전 단속을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효율성을 위해 선별 단속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택시에 손님이 타고 있을 경우 요금 등의 문제로 민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고(택시까지 단속을 할 경우 발생하는) 교통 정체를 무시할 수 없어 택시 음주단속에는 소극적인 게 사실이다”고 밝혔다.
택시 기사 김모(48)씨는 “택시의 경우 교통사고를 내지 않는 한 음주운전에 적발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주위에서 기사들끼리 모여 야식을 먹으며 반주 삼아 술을 마시는 것을 종종 본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승객들의 안전뿐 아니라 개인택시업계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라도 운전기사들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권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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