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힘찬 출발... 계사년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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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힘찬 출발... 계사년이 밝았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2.12.3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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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뱀은 용과 함께 인간의 신앙적 숭배 동물이었다.
12수호신으로 보면 여섯번째로서 용(辰) 다음이 뱀(巳)이다.

‘사(巳)'에는 ‘식물이 싹이 터서 한참 자란 시기'라는 뜻이 담겨 있다. 달로는 식물이 한창 자라는 때인 음력 4월을 가리키고 시간은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를 말한다.
뱀은 영특한 동물이고 사람에게 먼저 해를 끼치지 않는다. 뱀은 용과 함께 영험한 힘을 가진 것으로 되어 있어 죽이거나 잡아먹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뱀을 ‘업구렁이'라 해서 신성시하였다.
구렁이가 집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재물을 내려준다 해서 길조로 여겼다. 물론 죽이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오히려 업구렁이가 집에서 나갈까 보아 걱정을 하면서 잘 모셨다. 따라서 ‘구렁이'라 부르지도 않고 ‘지킴' 또는 ‘지킴님'이라고 높여 불렀다.
‘구렁이'라 부르는 것은 금기(禁忌)였던 것이다. 이건(李建)의 <제주풍토기(濟州風土記)>에 보면, “풀이 무성하고 습기가 많을 때는 뱀이 규방이나 처마, 마루 밑, 자리 아래 어디서나 기어들어와 잠잘 때 피하기가 어렵다. 섬 사람들은 뱀을 보면 ‘부군신령(府君神靈)'이라 하여 쌀과 맑은 물과 술을 뿌리면서 빌고, 죽이지를 않았으며, 만일 뱀을 죽이면 재앙이 내려 발굼치도 움직이지 못하고 죽는다고 알고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뱀은 중국에서도 신으로 모셨다.
복희씨와 여와씨(女窩氏)는 뱀 몸뚱이에 사람의 얼굴이 달린 형상이었다. 중국 사람들은 물의 신(河神)의 모습도 뱀이라고 믿었다.
일본인들도 뱀 자체를 시조신으로 여긴다. 일본을 건국한 천조대신(天照大神)의 동생 소전명존(素箋鳴尊)은 머리가 여덟 달린 뱀의 몸에서 칼을 꺼내 나라를 지키는 보검으로 삼았다. 이것이 일본 3대 국보의 하나로 전해지고 있는 천총운검(天叢雲劒)이다.
희랍신화의 최초 인간은 케크로스라는 뱀이고 헤브라이신화의 첫여자 에와도 뱀이었다. 에와와 뱀은 같이 어울릴 수 있었고 성행위를 하는 관계였다. 이는 창세기에 기록된 뱀과 이브의 어울림에서 알 수 있다. 즉 태초의 뱀은 서서 다녔고 잘 생겼고 지혜로왔으며 이브와 함께 놀 수 있는 상대였다. 그것은 반대로 말해 이브와 뱀이 한 종족이었다는 반증이 된다.
고구려의 천왕지신총 벽화에는 인두사신상(人頭蛇神像)이 있고 삼실총 벽화 중 교사도(交蛇圖) 가운데도 뱀이 지신으로 묘사되고 있다. 신라의 미추왕릉이나 노동동 고분에서 출토된 토우에도 뱀은 역시 신성한 존재로 새겨져 있다.
뱀이 나쁜 의미로 인식된 것은 나쁜 역할을 도맡아 한 희랍 신화 속의 메두사가 대표적인 존재일 것이다. 뱀은 우리 나라 설화 속에서도 주로 인간을 해치려는 사악한 존재로 묘사됐었다. 강원도 치악산에 있는 상원사(上阮寺)의 연기설화(緣起說話)가 그러한 예의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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