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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길
icon 안효은
icon 2016-09-07 08:11:33  |   icon 조회: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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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경찰서 대강파출소

안효은

gysd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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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길

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길

9세 때 같은 마을에 살던 남성에게서 성폭행을 당한 뒤 피해망상증으로 결혼생활이 파탄 나는 등 정신적 고통을 겪던 피해자. 그녀는 자신이 겪는 고통이 어린 시절 당했던 성폭행 때문임을 알고, 자신을 성폭행했던 피의자를 고소하려 했으나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버린 상태였다. 그녀는 법으로는 가해자를 벌할 수 없음을 알고 사건발생 20년이 지난 어느 날 그를 찾아가 살해하고 그 자리에서 검거됐다.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24년 전, 아동 성폭행의 심각한 후유증에 대한 사회적 경종을 울리고, 성폭력 특별법 제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김부남 사건'의 개요이다. 그로부터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나라의 성폭행은 당시 사람들이 바라던 대로 줄어들었을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하다. 2010년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여성 1000명 중 4명꼴로 성폭행을 당하거나 성폭행 미수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원이 발표한 '치안, 복지, 경제 성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폭행 범죄율은 OECD 국가의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솜방망이 처벌부터 바꿔야 한다. 미국과 스위스는 아동 성폭행범에게 종신형을, 중국의 경우 최고 사형 판결을 내리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길어봐야 징역 12년이 최고 형량이다. 2009년 온 국민을 분노하게 했던 '조두순 사건'(일명 나영이사건)의 가해자 조두순 역시 범행 당시 만취 상태였다는 이유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을 뿐이다.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성범죄 처벌 수위가 가장 낮은 편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지금이야말로, 피해자의 인권 보호 및 재범 방지를 위한 단호한 법 집행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이다.

이와 함께 청소년기의 올바른 성교육이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 획일적인 시청각 자료를 시청하는데 그치는 형식적인 성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성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는 성교육이 어릴 때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실제로 청소년기의 시기적절한 성교육은 성폭력 예방에 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성교육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고, 일선 학교의 교사들에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가르칠지에 대한 매뉴얼을 제공하는 등 현실적이고 제도적인 뒷받침이 뒤따른다면 금상첨화다.

아울러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현실적인 보호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성폭행의 기억은 시간이 오래 흘렀다고 잊혀지는게 아니지만, 그렇다고 성폭행의 트라우마를 치유하지 못하는 것 또한 아니다. 2013년 5월 결성 이후 현재 130여명이 가입해 있는 성폭력 피해 당사자 모임인 성폭력 '생존자 네트워크 이후'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성범죄가 생존자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품행이나 옷차림 등을 탓하며 그 책임의 일부를 피해자들의 몫으로 돌리는 사회의 인식이 그들에게 2차적 피해를 주고 있다. 이런 인식 때문에 신고를 할 수도 없고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고통 받는 여성들이 숨죽여 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성폭력 피해 신고율은 20% 남짓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성폭행은 영혼 살인'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 뒤따르며 치유도 힘들다는 말이다. 끔찍한 성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근시안적인 대책을 내놓고 사태가 잠잠해지길 바라는 정부는 피해자들의 보호막이 될 수 없다. 국가적인 차원의 제도적 뒷받침과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는 지속적인 노력을 정부에서 보인다면 국민들 누구 하나 발 벗고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은 우리 어머니, 우리 딸, 우리 가족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안효은/ 남원경찰서 대강파출소

2016-09-07 08: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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