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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오패 제환공은 평소 보라색 옷을 즐겨 입었다. 이에 신하들과 백성들도 보라색 옷을 입기 시작하자 옷감 가격이 폭등하게 된다. 제환공이 관중에게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도를 묻자 보라색 옷을 입지 말고 옷을 입은 사람도 멀리하라고 간한다.
다음날 제환공은 보라색 옷을 입은 신하들을 보고 냄새가 난다며 코를 움켜지고 자리를 피하자 이후부터 보라색 옷을 입지 않았고, 백성들도 더 이상 보라색 옷을 찾지 않으면서 보라색 옷감 가격이 안정을 되찾게 되었다.
‘윗사람이 모범을 보이면 아랫사람이 본받는다.’ 또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뜻을 의미하는 ‘상행하효’의 유래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니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로 사회생활에서도 윗사람이 하는 대로 아랫사람들도 따라하게 되는 것이다.
방학기간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집안은 물론 집밖에서도 자녀의 눈을 의식하며 본이 되어야 할 부모가 오히려 무의식적으로 법을 위반하는 등 잘못된 행동을 보이면서 법에 대한 경각심을 둔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자녀의 손을 잡고 보행자 적색신호 또는 중앙분리대가 있는 도로를 거침없이 횡단하는 경우이다. 또한 자녀가 옆에 있음에도 피우던 담배꽁초나 씹던 껌을 길가에 버리고, 함부로 침을 뱉는 경우도 있다. 가족이 탄 차량을 운전하면서 신호 위반을 하거나 휴대폰 통화를 하는 등의 경험도 한번쯤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세계 최고라고 하는데 부모가 행동을 통해 가르치는 교육은 법을 무시하거나 위반하도록 이끌어가는 현상은 심각한 모순이 아닌가 싶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생활과 가정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부모가 법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준수하려는 노력을 할 때 자연스럽게 자녀도 법과 사회를 존중하고 준법정신을 몸에 익히게 된다.
‘상행하효’처럼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게 되는 것은 엄연한 진리가 있음에도 이를 역행하여 우리 부모세대가 얼마나 혼탁한 윗물을 자녀세대에게 흘려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이켜봐야 할 시기다.
문정원 / 군산경찰서 정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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