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국정조사 철저히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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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국정조사 철저히 밝혀라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4.06.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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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국정조사를 앞두고 사고 당일 소방방재청 119상황실과 해양경찰 122상황실에 걸려온 생사를 다투는 신고에 안일한 대응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사고 당시 소방방재청과 해경에 접수된 신고 음성파일은 총 27건으로 이중 안산 소방서와 전남 119 상황실을 제외한 25건은 세월호에 탑승한 단원고 학생과 승객이었다.

그런데 119 상황실에는 신고한 학생과 승객에게 해경이 곧 간다는 말로 일관하며 상황유지를 하지 않은 채 통화를 종료하는 등 안일한 대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들은 해경이 아니라 갈 수 없으니 해경에 얘기해 두었다. 조금만 기다려라 라고 한 것이 주요 통화의 내용이다.
119 신고전화는 최초 8시 52분에 시작돼 9시 26분까지 직접연결이 13건, ARS로 넘어간 신고가 7건이었다. 단원고의 한 학생은 총 3회에 걸쳐 신고하면서 배안의 상황을 119에 알리며 구조를 거듭 요청했으나 119 상황실은 퇴선 탈출 유도를 하지 않았다.
전화로 신고한 여학생도 9시 5분부터 11분까지 2차례 신고하며 급박한 상황을 절규했으나 119 상황실은 “알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라”라는 말만 거듭하며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냈다.
만약 이때 119 상황실에서 신고자와의 통화를 유지하며 해경과 보다 긴밀하게 연계해 당시 상황을 체크하면서 탈출을 유도했다면 보다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는데 119상황실의 안일한 대처가 보다 큰 참사로 이어졌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육상에서 발생한 119 신고의 경우 신고자와 상황을 유지해 가며 대피방법과 대피로 안내 등을 하고 출동한 구조대와 전화를 연결해 신고자를 안심시키고 행동지침을 주는 것과 매우 비교된다.
해양경찰의 신고 내용도 119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해양 사고의 전문성을 지닌 해경이 신고자와 상황을 유지하면서 선장과 선원등과 실시간 연결을 통해 당시 상황을 점검하고 선장에게 행동 지침을 주는 동시에 승객들의 대피를 유도했어야 함에도 빨리 가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안타까운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
특히 122 신고자 중 9시 3분에 강해성이라는 객실선원이 있었으나 ‘선내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한다’는 말 만 듣고 퇴선 명령을 내리지 못했다고 한다.
직원의 전화번호까지 확보 했고 신고가 들어와 있다면 계속하여 상황을 유지하고 탈출 선내방송도 수월하게 이뤄졌을 텐데 해경은 알겠다는 말만 하고 통화를 종결시켜 버렸다.
소방방재청과 해경이 생명의 위험에 빠진 신고자들에게 실시간 상황에 대한 점검과 통화유지를 하며 대피를 유도했다면 적어도 수십 명 이상의 생명을 구했을 것이다. 국가 최 일선 안전기관의 안일한 대처가 더 큰 비극을 몰고 온 것이다.
지금도 신고 음성에 살려달라는 아이들의 울부짖음을 들으면 가슴이 떨리고 목이 메인다. 갑판으로 나가라고만 했더라도 어땠을까.
이번 세월호 국정조사를 통해 양 기관의 무능하고 안일한 대처를 철저히 따지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진상을 밝히기 위한 필요한 사전 조사를 방해한다거나 보궐선거를 의식해 졸속으로 기관보고를 받으려 한다면 국민들이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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