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사는 애절함 보호하고 감싸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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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사는 애절함 보호하고 감싸 줘야
  • 허성배
  • 승인 2014.11.2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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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 논설위원

  홀로 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성 싶다. 결혼 생활도 간단한 덧셈은 아니지만. 독신 생활은 그보다도 더 어렵고 고독한 인수분해(因數分解)와도 같은 처절함일 것만 같다.

  결혼해도 후회(後悔)할 것이요. 안 해도 후회할 것이란 말이 있지만. 어느 쪽도 쉬운 일이 아니며 만족을 주는 것이 못 된다는 뜻일 것이다. 역사적인 인물이나 현존하는 인사 가운데 독신으로 지냈거나 지내고 있는 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인물로서는 “사도 바울”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다빈치”

“칸트” “키르케고르” “파스만” 자선가이며 의사였던 “골드 스미스” 여류시인인 “에밀리 디킨슨” “핼렌 켈러” 전 · 유엔 사무총장이었던 “함마슐드” 우리나라의 김활란 박사. 박근혜 대통령이 있지만. 그 밖에도 적지 않게 많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제각기 남다른 삶의 철학을 가지고 자기 본분에 충실함으로써 빛을 남긴 인물들이다. 우리 나라 속담에도 『시집가면 귀 머 거리 3년, 벙어리 3년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덴마크”의 속담에도 『행복한 부부가 되자면 남편은 귀 머 거리가 되고 아내는 장님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고. 영국의 속담에도『결혼 전엔 두 눈을 크게 뜨고. 결혼한 후에는 한눈을 감으라』는 말이 있다.

 또 독일의 어느 철학자는 『남자가 결혼하면 권리는 반감되고 의무는 배로 증가한다』고 했다지만 결혼하는 쪽을 압도적으로 택하고 있는 것을 보면 비록 그러한 멍에를 멘다 할지라도 결혼 생활이 독신 생활보다 낫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어려운 처지가 또 있는 모양이다. 애당초 총각(總角)이나 처녀(處女)로 혼자 사는 것은 좀 쉬운 모양인데 이와는 달리 한번 결혼했다가 가슴 저미는 사연으로 말미암아 부득이 홀로 살아야 할 처지가 되면 훨씬 살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이성을 안 연후에 혼자 살아가기란 더 어렵지 않겠느냐 하는 문제를 제기한다면 남자 쪽이 훨씬 더 어렵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서 어렵다는 말은 일상 생활상의 의식주(衣食住) 문제와 본능적인 욕구 등에 대한 난이도(難易度)를 통드러서 하는 말로 해석하면 된다.

  남자 쪽이 더 어렵다는 증거를 제시하라고 한다면 과부는 많아도 남자 독신자는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예증하면 될 것이다. 홀로 사는 과수(寡守)의 처지에서 보면 여자는 남자와 비교하면 심신이 나약한지라 거친 세파(世波)를 헤쳐나가기가 더 어려워 의지(依支)가 되고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남자가 있으면 쉬이 재혼할 것 같은데 젊은 층의 여인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재혼하지 않고 아이들을 데리고 혼자 사는 데 반하여 남자들은 육십이 넘어도 혼자 사는 사람보다 재취(再娶)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보면 남자 편이 혼자 살아가기가 아무래도 힘들고 더 어려운 모양이다.

  이 얼마나 안타깝고 눈물겨운 애절(哀切)한 정황인가. 인간의 힘으로는 비탄(悲嘆)에 잠긴 그녀들을 위로할 길이 없고 오직 함께 슬퍼해 줄 수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을 것이다. 남자이건 여자이건 배우자를 잃고 홀로 살아가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생활상에 느껴지는 아쉬움의 빈도는 남자 쪽이 더 많을 테지만 생계에 대한 위협은 여자 쪽이 더 많이 받을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주체할 수 없는 허전한 공백 감과 썰렁한 심사(心思)는 남. 여자가 매 일반일 것이다. 요즘 정부가 노인 복지 정책을 다양하게 지원하고는 있지만 아지도 열악한 실정이다.

 성서는 과부(寡婦)와 고아를 불쌍히 여기며 돌보라고 했다. 홀로 사는 여자들이나 고아(孤兒)는 말할 것도 없고 홀로 사는 남자들까지도 그들의 외로운 처지를 이해하고 삶의 어려움과 절박(切迫)함을 동정하고 따뜻하게 보호해 주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볼 때 못났든 잘났든 부부(조강지처. 糟糠之妻)가 함께 사는 사람들은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사하고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행복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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