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아요, “졸업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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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아요, “졸업빵"
  • 배경태
  • 승인 2015.02.0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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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경찰서 정보과 배경태

3월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 전국의 초중고교에서는 일제히 졸업식이 열린다.  정들었던 교정을 뒤로하고 떠나는 졸업생과 선배를 보내는 후배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아쉬움의 눈물로 가슴을 적신다.  그러나 매년 이맘때가 되면 졸업식 뒤풀이를 가장한 일부 학생들의 도가 넘은 추태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졸업식 일탈 행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학업에 억눌렸던 학생들이 졸업식을 맞이하여 규율에서 벗어난 해방감에 취해 저지른 행동으로써, 다소 거칠고 해학적이지만 신세대식 표현이라고 보는 기성세대의 이해가 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졸업식 뒤풀이는 아무리 좋게 보아주려 한다 해도 추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몰지각한 행동의 산물일 뿐이다. 교복을 찢거나 옷을 벗기고 밀가루, 계란, 케첩을 뿌리는 것은 물론 속옷 차림으로 물에 뛰어들거나 팬티만 입고 거리를 질주하는 등 그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졸업식 뒤풀이를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단순하고 치기어린 장난 정도로 넘어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광기와 폭력으로 얼룩진 뒤풀이가 오히려 범죄로 연결 되어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는 경우가 발생되기도 한다.  매년 경찰청과 교육청 등에서는 비이성적인 졸업식 뒤풀이를 근절하고 건전한 졸업식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는 ‘책거리’라는 풍습이 있었다.  자녀들이 서당에서 천자문(千字文), 동몽선습(童蒙先習), 소학(小學) 등을 배우면서 한 권을 뗄 때마다 국수를 삶고 송편을 빚어 스승의 노고에 보답하고 주변에 베풀었다고 한다.  또한 회초리를 견디며 배움의 단계를 하나씩 높인 자녀를 격려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책씻이’나 ‘세책례(洗冊禮)’라고도 부른 이유는 책을 단정히 하여 서가에 두거나 후배들에게 물려주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풍습이 재현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선조들의 경건하고 고귀한 정신을 현세에 접목시켜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고 후배들에게 교복과 책을 물려주는 등 아름다운 졸업식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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