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선거를 바라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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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선거를 바라보는 눈
  • 손주현
  • 승인 2015.02.1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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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경찰서 정보보안계 경사 손주현

3. 11 동시 조합장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후보 등록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선거판은 온갖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오만원짜리 지폐가 시중에서 사라졌다는 소문을 증명하려는지 조합원들에게 돈을 뿌려대고 후보 간 돈거래도 연일 터져나오고 있다. 위탁받은 선관위가 캠페인 등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고 농협중앙회가 출마 후보자들을 모아놓고 공명선거 다짐을 해도 별 소용이 없다.

조합장 선거가 이처럼 돈 선거가 될 것이란 것은 예견된 사실이기도 했다.

조합원은 딱 정해져 있는데다 선거운동이 후보자 1인으로 제한되고 정책을 비교할 토론회 등도 없으니 돈보다 쉬운 선거방식이 없다.

조합원들의 인식도 문제다. 조합장 선거가 ‘돈놓고 돈벌기’ 게임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기에 돈을 받아도 부정하게 여기지 않는 풍토가 만연해가고 있다.
 
조합장 선거가 대한민국 모든 ‘돈 선거의 원조’라는 비판을 받는 형태로 고착된 건 조합장 당선이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고액연봉 논란 때문에 6,000만원으로 제한된 적도 있지만 현재 조합장 연봉에서 이 정도는 시골 오지 조합에서도 찾기 어렵다. 여기에다 각종 성과 보수가 있는데 배보다 배꼽이 크다. 전무에게 인사권 일부를 이양하긴 했지만 인사권을 거의 전적으로 행사하기까지 한다. 게다가 안으로는 더 많은 권한이 있다. 

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라는 것은 말뿐이고 조합은 태생부터 조합 임직원들의 것이었다.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하지 않았다는 것은 오늘날 조합의 모든 문제점의 원천이다. 조합이 이처럼 조합원과 동떨어진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농협 문제 해결을 위해 수차례 농협법을 개정했지만 농수산 관련 관리에만 집착하여 조합의 자생력 부여는 뒷전으로 돌렸던 것이 오늘날 기형적인 조합이 만들어진 원인이다.

어쩌면 농협의 전면적 혁파를 하지 않는 이상 조합장 선거 혼탁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말이 아닌 현실로 조합을 조합원에게 돌려주는 일은 이번 선거보다 훨씬 중요하다.

경찰에서는 공명 선거를 위해 지역 조합과 협조체제를 구축하여 후보자.조합선거 담당자 등을 상대로 위탁 선거법 공지, 제한사항 등에 대한 교육 및 홍보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불법 선거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무엇보다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의 시작은 결국 유권자의 몫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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