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춘 윤리 지키자(行樂과享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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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춘 윤리 지키자(行樂과享樂)
  • 허성배
  • 승인 2015.03.2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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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논설위원

바야흐로 상춘(賞春) 시즌이다. 시국은 어수선해도 봄은 어김없이 무르익어 산과 들엔 온갖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고 나무들도 푸름을 되찾으면서 사람들을 손짓해 부르고 있다. 주말이면 대도시를 탈출하는 상춘인파로 자연은 또다시 몸살을 앓게 될 것 같다.

 상춘에도 윤리가 있고 문화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예년에나 지금도 입이 아프도록 되풀이해 왔다. 너도나도 봄나들이로 들뜨게 하는 행락철을 맞아 한 번쯤 우리가 모두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모처럼 가족 또는 마음에 맞는 벗들과 함께 야외로 나가 즐거운 한때를 보내며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하루를 유쾌하게 즐긴다는 것은 내일을 위한 재충전이라는 점에서도 보람있는 일이다. 주말의 여가 선용 즉 오락(Recreation)으로 우리 생활이 건전해지고 윤택해질 수 있다면 상춘과 행락의 가치는 무한히 유익한 것이다. 그러나 해마다 이맘때면 걱정부터 앞서는 것은 일부 부질없는 향락객(享樂客)들이 벌이는 추태와 무질서 그리고 부도덕성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가장 즐겁고 상쾌해야 할 행락(行樂)길이 공중도덕과 담을 쌓은 일부 사람들의 행동으로 도리어 불쾌감과 스트레스만 쌓인다면 말이 되겠는가?

 흔히 행락기분을 망치게 하는 요소는 유원지에서의 음주 소란. 고성방가. 풍기문란. 바가지요금 폭력 행위 등이다.

 차량의 무질서와 운전 부주의도 행락길이 황천길이 되어버린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향락인파가 휩쓸고 간 자리는 또 얼마나 어지러운가. 마구 버린 쓰레기와 오물은 말할 것도 없고 자연훼손에다 문화재 파손 등 행락 길에서 흔히 목격되는 탈선, 퇴폐와 무절제는 상춘 윤리(賞春倫理)의 부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만취한 부녀자들의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 고성방가와 춤판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자라는 청소년들이 보고 배울 것이 무엇인가! 모였다 하면 고스톱판이나 술을 퍼마셔야 직성이 풀리는 파행적인 놀이 행태는 행락이 아니라 “행악”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무질서한 향락은 자칫 불행한 사고로 연결되기 쉽다. 들뜨고 해이한 마음으로 차를 몰다 참사를 빚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행락철만 되면 잦은 대형 사고들이 대부분 그런 부주의와 나태 때문이라는 것을 망각해선 안될 것이다.  행락이 분수와 절제를 잃을 때 남는 것은 후회  뿐 아니라 몸이 상하고 나면 손해는 재정적으로도 헤아릴 수 없는 불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행락(行樂)과 향락( 享樂)을 혼돈해선 곤란하다. 향락만을 추구하는 놀이에서 보여줄 것은 퇴폐밖에 없다. 남이야 어찌됐건 나 혼자만 즐거우면 그만이라는 배타적 이기주의와 향락실상의 풍조가 만연되는 이 어지러운 사회에서 행락문화(行樂文化)를 기대한다는 것은 연목구어 (緣木求魚) 격이다.

 놀이문화와 행락질서를 통해 그 나라의 문화수준과 시민의식 수준을 알 수 있다는 건 상식에 속하는 문제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렵고 글로벌 재정위기 속에 설상가상으로 날로 치솟는 절박한 고물가 시대를 살고있는 어려운 이때에 계층간의 갈등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제 농사철을 맞은 농촌 일손을 돕지는 못할망정 농민들을 맥 풀리게 하는 추태와 방종은 삼가야 할 줄 안다. 특히 분수는 물론 절제와 안전을 최대의 덕목으로 하는 공중도덕과 상춘윤리를  우리 다 같이 지켜줄 것을 거듭 당부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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