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쌍용차…강제집행 실패, 공권력 투입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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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이는 쌍용차…강제집행 실패, 공권력 투입도 불투명
  • 투데이안
  • 승인 2009.07.2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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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노동조합원들이 점거 중인 쌍용차 경기 평택공장에 대한 법원의 퇴거명령 집행이 20일 무산됨에 따라 경찰의 공권력 투입이 시기를 정하는 일만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이날 노조 간부의 아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지면서 노사 간의 책임공방이 가열되는 등 사태가 점점 꼬여가고 있다.

경찰은 공권력 집행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여론이 무르익기만을 기다리는 눈치다.

◇ 법원, 2차 퇴거 집행도 실패

수원지법 평택지원의 박건 집행관은 이날 오전 10시께 쌍용차 변호인 등 4명과 함께 노조사무실을 방문해 퇴거명령 최고장을 전달하려다 노조의 저항으로 전달하지 못했다.

박 집행관은 정문 앞에서 확성기로 최고 사실을 통보한 뒤 1시간30분 만에 공장을 떠났다.

집행이 시작되자 경찰도 헬기 2대를 띄워 선회하고 병력을 도장공장 쪽으로 이동하는 등 측면 지원했으나 집행이 실패하자 더 이상의 무리한 진압 시도는 하지 않았다.

쌍용차측은 이날 업무재개를 위해 2500여명의 임직원들을 출근시켰고, 노조의 새총 공격이 계속되자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현장에 날아든 비보…노조 간부 아내 자살

이날 낮 12시께 노조 간부의 아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비보가 날아들었다.

노조 정책부장 이모씨(35)의 아내 박모씨(30)가 이날 오전 12시20분께 안성시 공도읍 S아파트 자택에서 넥타이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산후우울증에 최근 파업사태로 인해 남편의 신변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정신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측은 긴급 성명을 내고 "조합원 가족에 대한 사측의 회유와 협박, 파업파괴공작이 비극을 불러왔다"며 화살을 돌렸다.

사측은 "평소 가졌던 우울증과 고인의 아버지, 시아버지가 잇따라 돌아가신 데다 정리해고 대상이 아닌 남편마저 파업에 가담해 벌어진 일"이라며 "사측은 노조원 가족들에게 어떤 목적으로도 연락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 경찰, "모든 가능성 열어놓겠지만..."

공권력 투입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던 경찰은 갑작스런 노조 간부 아내의 자살 소식에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도장공장 안으로는 시너와 휘발유 등 위험물질이 많아 진입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공권력 투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도 이날 오전 "법원에서 강제집행을 위한 경찰력 지원을 요청해왔고, 쌍용차 사측에서도 회사 정상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직원들을 공장 안으로 진입시킬 계획"이라며 "(공권력 투입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쌍용차 임직원들이 업무를 재개함에 따라 현장에 있는 34개 중대 3000여명의 경찰력 중 9개 중대를 투입해 본관과 연구동까지만 이동로를 확보했다.

경기경찰청 관계자는 "도장공장 안으로 공권력을 투입하기엔 아직 여론이 무르익지 않아 경찰이 안게 될 부담이 크다"며 "조합원들에 대한 강제해산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 사태와 관련해 총파업을 경고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평택공장 앞에서 공권력 투입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벌일 계획이어서 경찰과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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