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치즈의 선구자이자 임실치즈의 아버지, 지정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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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치즈의 선구자이자 임실치즈의 아버지, 지정환 신부
  • 이기주 기자
  • 승인 2016.02.2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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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 2마리로 한국 최초의 치즈 생산...현재 1천억원 경제효과

  


  임실치즈는 1967년 벨기에 출신 지정환 신부(본명 : 세스테벤스 디디에)가 산양 2마리로 낙후되고 가난한 임실지역에 협동의 정신과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4년여의 실패를 극복한 끝에 한국 최초의 치즈를 생산하면서 오늘날의 명성을 얻게 됐다.

  지정환 신부는 벨기에 출신으로 1958년 사제 서품을 받은 후 1959년 한국과의 인연이 시작됐으며, 임실과의 인연은 1964년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한 뒤부터였다.

  척박한 땅 임실에서 청년들의 자활기반 마련을 고민하던 중 임실지역의 산과 들에 풀이 많은 점에 착안, 산양을 키워 치즈를 만들면 되겠다는 창조적인 생각으로 산양 2마리를 사육하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1965년 임실 청년들에게 산양을 분양하고 본격적으로 사육하여 1966년 임실산양협동조합을 설립해 산양유를 판매하기 시작하였으며, 팔고 남은 우유로 치즈개발을 시작했으나 치즈 제조 기술부족으로 치즈생산에 거듭 실패했다.

  그러나, 지정환 신부는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굳은 의지로 임실군 임실읍 성가리 377-8번지 일원에 한국 최초의 치즈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치즈생산 여건이 맞지 않아 치즈 숙성에 맞는 기후조건을 만들고자 당시 산양협동조합원과 함께 치즈공장 뒤편 산에 토굴을 만들어 1968년 까망베르 치즈생산에 성공했으며, 서울의 유명호텔과 남대문시장에 “정환치즈”로 납품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후 선진 기술을 익히고자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에서 기술연수를 받고 임실에 다시 돌아와 까망베르치즈와 체다치즈 등을 다양하게 생산, 우편판매와 조선호텔에 납품하면서 치즈의 명성을 얻게 되었다.

  치즈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우유 생산부족 문제를 해소하고자 젖소를 사육하고 독일에서 치즈 생산설비를 들여와 임실치즈공장을 건립하였으며, 우유 생산 농가를 중심으로 신용협동조합을 구성, 조합원 모두가 희망을 갖고 다함께 잘살고 행복할 수 있는 협동의 정신을 지역에 전파했다.

  이후, 신규 공장설비가 확충되어 모짜렐라 치즈 생산에 성공하고 서울 피자전문점과 삼양사에 치즈를 납품하게 됐다.

  또한, 지정환 신부는 1970년대 유신체제를 반대하는 민주화운동에 동참, 체포되어 강제 추방 위기를 겪기도 했으며,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당시에는 시민군을 위해 임실에서 광주까지 우유를 싣고 가 시민군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는 벨기에 국적인 지정환 신부가 한국을 사랑하는 숭고한 정신과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건강이 급속히 악화되어 1981년 요양차 벨기에로 출국했으나  3년 후인 1984년 다시 한국을 찾아 장애인 복지를 위한 공동체를 설립해 현재까지 사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렇듯, 지정환 신부로부터 출발한 임실군의 유가공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오다 2005년 임실군의 치즈산업에 대한 지원을 시작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하여 ‘치즈하면 임실, 임실하면 치즈’라는 닉네임을 얻게 됐다.

  특히, 14개 유가공업체중 목장형 소규모 유가공 업체가 12개소로 전통방식의 임실N치즈, 숙성치즈, 분유, 발효유 등을 생산 전국각지에 공급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1차 산업인 낙농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가공생산을 통한 2차 산업화의 성공을 이뤘으며, 지역의 지속 성장 발전 가능한 치즈산업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체험관광을 중심으로 6차산업화 추진, 임실치즈테마 파크를 조성하여 연간 2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대표 관광지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특히, 2015년 임실N치즈 축제기간에는  1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임실N치즈 브랜드는 2년 연속 대한민국 소비자가 뽑은 대표브랜드로 선정되어 임실치즈가 지역에 미치는 경제효과는 1000억원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군은 치즈산업을 임실군의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지정환 신부가 남겨준 협동과 공동의 정신이 실천되고 치즈산업의 이익이 임실군민 다수에게 공유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또한, 지정환 신부의 도전정신을 영원히 기리기 위해 최초의 치즈 공장을 활용한 임실치즈 역사 문화공간과 박물관을 조성해 살아있는 교육 공간과 임실치즈 체험관광의 중심지로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지정환 신부는 벨기에 신부가 아닌 우리마음 속에 영원한 한국인으로 기억되길 희망하여 지정환 신부를 위한 특별 조례 제정 등 다양한 지원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임실=이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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