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방송 최초 제작 ‘코미디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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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방송 최초 제작 ‘코미디 파티’
  • 장세진
  • 승인 2016.03.0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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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KBS TV에 ‘개그 콘서트’, SBS TV에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면 MBC TV에는 ‘코미디 파티’가 있다. 단, KBS.SBS TV가 전국 방송인데 반해 MBC ‘코미디 파티’는 지역 방송이란 차이가 있다. 그렇다. ‘코미디 파티’는 전주MBC가 제작한 지역 방송이다. 전국 최초의 일이다.

먼저 ‘코미디 파티’의 의미가 크다. 과거 ‘웃으면 복이 와요’ 등 다른 방송사에 비해 꿇리지 않았지만, 2014년 9월 ‘코미디의 길’을 끝으로 사라져버린 MBC 코미디 프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코미디 파티’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해내지 못한 코미디 프로 부활을 ‘일개’ 지방방송인 전주MBC가 해낸 것이다.

전주MBC 원만식 대표이사는 “제작비와 섭외 등의 문제로 지역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작 인력들이 의기투합했고, 그 동안의 인맥도 있어 도전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우선 6개월을 방송기간으로 잡았다. 2016년 2월 6일 첫방송했으니 8월까지 매주 토.일요일 MBC TV에서 코미디 프로를 보는 호사를 누리게된 셈이다.

‘코미디 파티’는 언제부턴가 개그프로에 냉랭해있던 필자의 TV시청 패턴도 바꿔 놓았다. 글쎄, 인생은 결코 장난이 아니란 진지한 답을 얻고나서부터인지 기억은 없다. 그냥 웃긴다는 것, 실없이 웃는다는 게 좀 마뜩찮아 멀리 했던 코미디 프로를 예전처럼 다시 보게 되었으니 말이다.

‘코미디 파티’의 재방송까지 매주 2회 방송은 지역방송의 작은 혁명이기도 하다. 서울 본사의 콘텐츠 그대로 방송하느라 로컬 프로가 많지 않은 것이 지역방송의 현실임을 감안할 때 그렇다. 덕분에 지역민들은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 등을 볼 수 없는 ‘불상사’를 겪고 있긴 하다.

‘코미디 파티’의 또 다른 의미는 출연진에서 찾을 수 있다. 최양락.오정태.김완기.김경진 등 MBC 출신 개그맨들외에도 경북 청도에서 코미디 군단을 이끌고 있는 전유성의 ‘청도 코미디 시장’ 단원들의 출연이 그것이다. 제작진과 방청객은 전주MBC 및 전북도민이니 호.영남 화합의 프로인 셈이다.

그러면 본방은 어떤가? 3회가량 지켜본 ‘코미디 파티’는 ‘최양락의 돌아온 알까기’.‘눈 내리는 완산동’.‘서바이벌’.‘님과 함께’.'꼬부랑 소리부부’.'진짜 사나이’.'목욕탕 개그’ 등의 고정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이외 ‘야바위 마술’.‘국화꽃 향기’.‘1년째 출근 중’.‘생방송 전화를 받고 싶습니다’ 등의 코너가 선을 보였다.

제4회 방송(2월 27일)에선 ‘세상 참 맛있다-컬투’를 방송하기도 했다. 타방송사 인기프로인 ‘전국노래자랑’이 ‘송해선생님 헌정개그’와 함께 제법 장황하게 소개되기도 했다. 국민 MC 송해가 구순의 나이로 인해 더 대단한 건 사실이지만, 타 방송사 인기프로를 소개로 한 컬투 개그는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사실이 있음도 확인된다. 영화배우나 탤런트, 그리고 가수들은 그런게 없는데 개그맨은 얼굴 자체가 코미디인 경우가 있다. 임하룡.장두석.이봉원, 그 이전 세대인 구봉서.배삼룡.남성남.남철 들이 그랬는데 오정태가 딱 그런 개그맨이다. 본인은 웃지 않으면서 남을 웃겨야 진짜 개그맨 아닌가?

“그림 좋다는 것 보니 우리는 아닌 것 같다”(2월 20일, ‘님과 함께’), “이 친구 실수를 맛있게 하는구만”(2월 27일, ‘1년째 출근중’) 등의 진짜 개그와 상관없이 웃통 벗기, 머리에 물묻히기, 남자끼리 입맞추기 등 억지 웃기기나 저질 코미디는 장차 극복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그럴망정 대단하다. 전주MBC의 ‘코미디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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