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망은 무한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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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은 무한한가
  • 신영규
  • 승인 2016.05.2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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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규/한국신문학인협회 사무국장

돈, 명예, 권력 중 어느 것이 가장 값지고 소중할까. 이 세 가지는 각각의 매력이 있으나 무엇을 추구하느냐의 답은 각자 다르다. 무엇을 갖고 싶은지에 따라 쫓아가야 할 인생 경로도 물론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돈을, 어떤 사람은 명예를, 또 어떤 사람은 권력을 추구한다. 다만 돈, 명예, 권력 등 세 가지를 다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돈’을 숭상하고 추구한다. 삶 자체가 돈으로 얽혀있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돈과 연결고리가 되어있다. 아니, 죽어서도 사후관리를 해야 하므로 돈이 절대 필요하다. 인간이 돈을 만들어낸 이후 돈은 삶에서 필수불가결한 도구가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매일같이 돈을 벌기 위해 밤늦도록 일하고, 더 많은 돈을 벌어 재산을 축적하기를 원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사유재산이 인정되고 사유재산은 신분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었다. 돈을 많이 가지겠다는 생각을 나쁘다고 비난할 이유는 전혀 없다. 오히려 자본주의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장려해야 한다. 보다 많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사업을 해야 한다.

돈과 함께 많은 사람들은 권력을 탐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과시욕, 지배욕을 가지고 있다. 자기 손가락도 크기가 다른데, 하물며 사회에서 사람의 우열이 없을 수는 없다. 모두가 평등한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지배자가 되고, 대다수의 사람은 피지배자가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권력 갖기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가. 권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정치를 해야 한다.

다음으로 사람들은 명예를 추구한다. 명예는 돈이나 권력이 있다고 해도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다. 명예는 아주 고매한 인격 형성으로 얻어지는 결과물이다. 그렇다고 어느 무명인이 심산유곡에서 우주만물의 도(道)를 갈고 닦아 득도하여 혜안을 얻었다고 해서 그게 명예라고 볼 수는 없다. 명예란 속세를 등지고 이슬만 먹으며 독야청청해서 얻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따라서 돈은 세속적인 것, 명예는 초월적인 것이라는 시각은 아니라는 것이다. 명예는 다소 혼탁한 세상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과 같은 것이다. 명예를 가지기 위해서는 학자나 성직자가 되어야 한다.

직업을 선택하는 목표는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를 얻기 위함인데, 세 가지 목표를 한꺼번에 이룰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권력을 잡은 정치인이 돈을 추구한다거나, 명예를 추구해야 하는 성직자나 학자가 권력을 쥐려 하고, 돈을 많이 번 사업가가 권력이나 명예를 갖기 위해 무리수를 둔다. 그러나 인류역사상 부와 권력과 명예,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가진 이는 아무도 없다. 그리고 돈, 명예, 권력 등 세 가지를 다 탐내면 반드시 탈이 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세 개를 다 갖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심지어 돈을 벌기 위해 벌거벗는 일도 서슴지 않고, 쥐꼬리만한 명예를 위해 자기 집 마당에 시비를 세우기도 하고, 권력을 잡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가 다 동원되고 여태까지의 동지를 배반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왜 그럴까? 그건 탐욕 때문이다.

우리는 겉으로는 인격 등 정신적 가치관을 숭상하면서도 실제로는 돈, 명예, 권력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입으로는 정신적 쾌락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관능적이고 육체적 쾌락을 즐긴다. 한마디로 가치관의 이중성이다.

특히 미디어가 포진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명예욕은 끝이 없다. 어떻게든 미디어에 얼굴이 비쳐지고 자신이 소개되길 바라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소설가, 작가, 배우, 가수 등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사람들 가운데 이런 부류가 많다. 이들은 인정을 받으면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명예를 향해 달려간다. 그러다 인기가 없어지고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극한 행동을 하는 수가 있다. 자살이 그것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명예를 추구한다. 명예를 누리는 것이 한순간이 될 수도 있고 이로 인해 자아를 상실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인간의 명예욕은 계속된다. 인간의 욕망의 끝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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