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일자리도 품귀, 인력사무소에는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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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일자리도 품귀, 인력사무소에는 한숨만
  • 투데이안
  • 승인 2009.07.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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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구하러 오신건가요, 무슨 일인데요"



출근시간이 훨씬 지난 오전 10시.

전주시 다가동에 위치한 한 인력사무소 주위에는 아직도 일을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과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평소 경기가 좋았을 때에는 아침 6시만 되도 일거리를 찾아 떠난 이들로 인력사무소는 텅텅 비었지만 최근에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지고 인력사무소 주변을 서성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이들은 간혹 사람을 구하기 위해 인력사무소를 찾는 남성들에게 너나 할 것 없이 다가가 어떤 일인지 묻기에 바빴다.

이미 바닥을 친 건설경기 탓에 일자리를 구하는 남성 노무자들은 아예 인력사무소마저 찾지 않고 있다.

대신 아주머니들과 여름방학을 맞은 젊은 대학생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이곳을 찾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지 대부분 공친 하루가 벌써 수일째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여름방학을 맞아 젊은 여대생들마저 식당 일자리 구하기 전쟁에 가세해 수요는 없지만 공급만 과잉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서학동에서 온 A씨(57.여)는 "요즘 젊은이들이 취직 못하는 것은 비교도 되질 않는다"며 "아침에 50여명 정도가 나와 있으면 식당 일 자리라도 구해 가는 사람이 많으면 6∼7명이다"고 일자리 구하기 힘든 것을 설명했다.

함께 있던 B씨(55.여)는 "그것도 달 단위로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단위로 구하기 때문에 오늘 일한다고 해서 내일 또 일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근처에 앳되보이는 C씨(20.여), D씨(20.여)는 피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자리를 구하는 여대생들.

이들은 "아르바이트자리는 이미 방학전부터 없었다"며 "그래도 피서를 가려면 돈이 필요해서 일주일 전부터 이 곳을 찾았지만 3일 전 하루 일한 것 말곤 일자리가 없었다"고 말해 일자리 품귀현상이 도를 넘어섰음을 짐작케 했다.

또 다른 여대생 E씨(21.여)와 F씨(19.여)는 "그나마 일자리가 생겨도 학생보다는 아주머니들을 선호한다"며 "그나마 '바(BAR)'같은 술집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부러울 정도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 인력사무소 관계자는 "이런 구직난은 지난 봄부터 계속되고 있다"며 "하루에도 수십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채 점심시간 가까이 되서야 미련을 접고 집으로 돌아간다"고 안쓰러워했다.

그는 또 "일자리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그렇지만 수수료로 먹고 사는 나 역시도 힘들어 죽을 지경이다"고 한숨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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