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화재, 여러분의 골든타임은 얼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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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화재, 여러분의 골든타임은 얼마입니까???
  • 권기현
  • 승인 2016.10.0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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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소방서 방호구조과장 권기현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이 1986년 출간한 그의 저서 <위험사회>(risk society)에서 경고하였듯이 현대사회에서 자본주의와 과학기술 및 물질문명의 발달이 사회발전을 이끌어 온 반면, 근대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유해화학사고, 방사능 피폭, 911테러, 비행기 추락 등 새로운 유형의 위험성 또한 필연적으로 증대되었고 일상에서 상존화 되었다.
 

매슬로우(A. Maslow)의 인간욕구 5단계 이론(Maslow’s hierarchy of needs)에서 2단계인 ‘안전 욕구’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개인의 안전은 다른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것이다. 이에 각종 난방 및 전열기구의 사용이 증가하는 시기에 즈음하여 발생 개연성이 크고, 작은 관심으로 예방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주택화재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최근 3년간(2013년~2015년) 우리나라의 화재 통계를 살펴보면 연평균 42,500건의 화재와 연평균 29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는데, 이 중 주거시설 화재가 24.8%(10,543건), 사망자 수의 60%(177명)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거시설 화재 중 일반주택에서의 화재는 73.1%(7,703건)로 주거시설 사망자의 81.9%(145명)를 차지할 정도로 화재예방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다수인이 출입하거나 규모가 큰 건물은 소방법령에 의거 관리되고 있으나 일반주택의 경우 2012. 2. 5. 이전까지는 강제할 수 있는 조항이 없었다. 이에 국가적 책무인 국민안전을 확보하고자 국민안전처와 소방관서에서 주택화재피해 저감 대책을 추진하였고, 법령 개정으로 기초소방시설 설치 의무조항을 강제하여 신축 주택은 의무적으로, 기존 주택의 경우에도 2017. 2. 4.까지 기초소방시설 (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을 설치하도록 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초소방시설은 왜 중요한 것일까? 골든타임(Golden time)을 약 5 ~ 9분으로 보고 있는 화재는 예방이 최선이겠지만, 불가피하게 발생할 경우 재빨리 화재를 알리고(단독형감지기), 초기에 진압하거나 급격한 연소 확대를 저지(소화기)하여 골든타임을 연장시킬 수 있는 장치가 바로 기초소방시설이다. 만약 지난 9.9. 서울 마포 빌라의 화재에서 기초소방시설이 설치되어 제대로 작동되었다면 의인 안치범씨가 사망하지 않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해본다.
 
기초소방시설 설치 유예기간이 내년 2월 4일까지 약 4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이를 설치하지 않아도 과태료나 벌금 등의 별도의 제재규정은 없지만 적은 비용을 절약하려다가 큰 피해가 날 수 있다는 소탐대실을 교훈 삼는다면 기초소방시설 설치야말로 가장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안전투자라 할 것이다.
 
일선 소방관서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독거노인 등에게 우선적으로 기초소방시설을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방관서의 규제가 일반 가정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여 각 가정에서도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처럼 주택화재 예방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우리 집에서의 안전은 우선적으로 내가 책임진다.’라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자세로 기초소방시설을 설치하실 것과, 나아가 이웃이나 친인척에게 기초소방시설 설치를 소개하고 선물하는 따뜻한 정을 나누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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