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전통술 『막걸리』의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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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전통술 『막걸리』의 변질
  • 신인식
  • 승인 2016.12.2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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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식 진안무주장수 본부장

막걸리는 한국인과 오랜 기간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한 전통적 민족의술이다. 뙤약볕에서 고된 농사일을 끝낸 농민들에게는 고단함과 힘겹고 어려움을 덜어주는 농주였으며, 가난한 문인들에게는 예술적 감각을 키워주는 풍류 주였고 일반 서민이 누구나 즐겨 찾는 서민주이기도 했다.    막걸리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전통 민속주』라는 자부심이 우리 민족의 머리에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옛날 시골에서는 우리의 선조들이 전통 민속주인 막걸리를 쉽게 직접 만들어 먹었다. 만드는 방법은 찹쌀이나 맵쌀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하루정도 불린 다음 찜통에서 40분정도 증기로 쪄서, 찐 쌀 고두밥을 그늘에서 살짝 말린다.  쌀과 누룩을 잘 섞어 항아리에 넣고 물을 끓인 후 식혀서 넣는다.  온도를 25 ~ 28도 유지하면 항아리가 뜨거워지며 이 때 발효가 일어난다. 처음 2-3일은 하루에 두 번 씩 잘 저어 주며, 일주일 정도 지나면 막걸리가 완성되고 걸러서 먹으면 된다.

우리가 만들어 먹는 이 전통 막걸리가 위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종양의 크기를 줄이는 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최근에 발표됐었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쌀을 주원료로 한 전통방법으로 제조한 막걸리를 수분과 알코올을 제거한 후 인체 유래 위암 세포에 처리했을 때 암세포의 증식이 억제되고 종양억제 유전자인 ‘PTEN’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동물실험에서도 인체 유래 위암세포를 이식한 쥐에 막걸리를 경구 투여했을 때 종양의 성장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해 막걸리가 위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막걸리의 암 예방 효능을 나타내는 주요 성분으로 ‘베타시토스테롤’이라는 주로 쌀에 많이 들어있는 성분이 새롭게 확인됐단다. 베타시토스테롤은 실제로 막걸리에 다량 함유돼 있었는데, 이 성분은 원래 전립선 건강, 콜레스테롤 개선 등에 효능이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었다. 여기에 더해 이번 연구에서 이 성분이 위암세포 성장을 억제하고 동물실험에서도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한국식품연구원에서는 “선행 연구들을 통해 파네졸과 스쿠알렌 등이 함유된 막걸리의 암 예방 가능성은 예상됐었고, 이번 연구를 통해 막걸리 자체의 암 예방효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며 “막걸리로부터 신규 암 예방성분으로 베타시토스테롤이 추가 확인돼 막걸리에는 다양한 암 예방 성분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우리의 이런 막걸리가 일본 등으로 수출되어 수출액은 한때 5000만달러를 넘을 만큼 열풍이 불었었다. 2011년 수출액은 무려 5273만달러. 수출효자품목이었다. 이처럼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막걸리 수출은 2012년 3689만달러, 2013년 1886만달러, 2014년 1535만달러, 2015년 1290만달러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648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대비 3.8% 줄어들었다고 한다. 막걸리 수출실적이 가장 저조한 이유로 대기업들의 막걸리 시장 진출과 출혈경쟁, 브랜드 난립 등을 꼽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막걸리에 사용되는 쌀의 대부분이 수입쌀로 만들어 진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막걸리 매출액 상위 10위권 내의 업체들이 사용한 쌀 가운데 수입쌀 비중은 82.3%나 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마시는 막걸리 10병 중 8병은 결국 수입쌀로 만든 셈이다. 게다가 수출액 10위권 내의 업체들이 사용한 수입쌀 비중 역시 73.2%에 달한 다는 것 이다. 업체들이 수입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정부가 공급하는 가공용 쌀 가격은 40㎏ 한 포대에 수입쌀이 2만1920원(미국산 기준)이고, 3년 묵은 국내산 쌀은 6만4360원이다. 그런 상황인데도 또 최근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막걸리들은 수입쌀이나 수입밀가루로 만들어 유통되어지고 있다. 이것이 과연 우리 민속주인 대한민국의 전통술 『우리의 막걸리』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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