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불망위(安不忘危)의 자세로 지진을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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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불망위(安不忘危)의 자세로 지진을 대비하자
  • 소재실
  • 승인 2017.08.2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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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소방서 방호구조과장 소재실

지난 8일 밤 9시 경 중국 쓰촨성의 유명 관광지인 주자이거우에서 규모 7.0의 강진이 일어났다. 이번 지진으로 11일 오전까지 24명이 숨지고, 493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튿날까지 인근 지역에서 여진이 이어진 가운데,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도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처럼 지난 2008년 쓰촨성에서 규모 7.9의 대지진에 대한 상처가 아물어가던 중국에 약 9년 만에 다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최근 들어 동아시아에서 지진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지진은 모두 타국에서 발생한 경우이지만,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던 ‘지난 경주 지진’을 생각해보면 우리 국민들이 느끼기에 결코 남 일 같지 않을 것이다.

약 1년 전인 작년 9월, 하루 사이에 규모 5.1, 5.8의 지진이 경주에서 발생했다. 한반도 지진 관측사상 역대 최고 규모의 지진이었다. 당시 시민들은 불안감에 떨며 긴급 대피했고, 119에 신고전화가 폭주했다. KTX는 긴급 정차했으며, 월성 원전 1~4호기와 울산 복합화력 발전 4호기가 가동을 멈춰 섰고, 구미 삼성·LG 일부 생산라인이 중단되는 등 지진은 각 산업 현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한편 올해 1월 지질자원연구원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경주 지진(진도 6)때보다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지진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아울러, 만약 경주 지진과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지표 가까이에서 발생한다면 건물이 무너지는 진도 8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됐다. 즉, 이들의 깊이나 움직임 등에 따라 경주 지진보다 더 센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추가적인 관측이 필요하며 연구팀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의 양상을 추가로 파악할 계획이지만,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이 결코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는 조사결과였다. 더욱이 지난 2015년 12월 우리지역 익산에서도 규모 3.9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어, 이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
앞서 말한 작년 경주 지진은 기상청이 1978년부터 계기지진관측을 시작한 이래 발생한 최대 규모였다. 더 이상 우리나라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경종을 울렸고, 많은 국민들도 지진에 대한 인식을 기존과 달리 하게 되는 전환점이 되었다. 이를 계기로 정부도 그 동안의 지진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근본적인 추가 대책을 마련하였다. 기상청과 국민안전처가 역할을 분담하여 이루어지던 기존의 긴급재난문자 발송 체계를 기상청으로 일원화하고 지진 당시 접속장애가 발생하였던 유관 기관 홈페이지의 서버를 증설하는 등 경주 지진으로 겪었던 시행착오를 적극 반영하여 경주 지진 이후 지진에 대한 정부대응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지진에 대해 ‘남의 나라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에 정부는 지진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만일의 사태에서 국민들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내진 설계가 비교적 잘 이루어진 신규 건축물과 달리 노후 시설물에 대해서도 추가로 내진 보강이 잘 이루어졌는지 관련기관들이 선제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진이 발생하면 2차사고로 화재의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데, 그때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방시설 내진설계’도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다.
끝으로, ‘누구나 지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지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으로 본인을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한다. 그야말로 ‘안불망위(安不忘危)’의 자세가 더욱 필요한 때이다.
※안불망위(安不忘危) : 편안할 때에도 위태로움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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