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성과 카드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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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성과 카드업의 미래
  • 허성배
  • 승인 2017.09.0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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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논설위원

최근 국내외적으로는 제조업보다는 네트워크 산업인 금융업과 ICT의 접목 현상이 주목받으면서 4차 산업혁명의 화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비즈니스 계약관계가 창출되는 금융업 특성이 4차 산업혁명이 주장하는 초연결성과 부합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본인의 책 `4차 산업혁명`에서 언급한 용어로, 정보통신기술과 제조업의 융합을 통해 경제와 사회체제가 지능화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것이 핵심 요지다. 그동안 대면 채널을 통한 비즈니스가 핵심이었던 금융업의 패러다임이 ICT의 발전으로 플랫폼을 이용한 비즈니스로 변화하고 있다.

즉, 비대면 채널을 통한 금융비즈니스가 편의성과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제공하면서, 금융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카드업 역시 금융과 IT의 융합비즈니스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금융 분야 중 하나다. 카드업은 1978년 국내에서 본격 출범한 이래 소비자금융의 주요 지급기능을 담당해 왔다. 최근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로 업계 위기의식이 팽배한 가운데, 카드사들은 미래 먹거리 개발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레드오션화된 지급시장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그런데 시선을 해외로 돌려보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카드업이 나아가야 할 다양한 비즈니스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다. 카드거래정보를 이용한 새로운 비즈니스의 창출이 그것이다. 특히 카드사의 거래정보는 여타 금융기관보다 고객행태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상세한 기초정보를 제공한다.
세계적 상표 카드사인 마스터카드는 많은 양의 카드거래정보를 대상으로 빅데이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분석한 고객의 소비행태정보를 가맹점에 유료로 제공한다. 마스터카드의 데이터 판매 매출은 주요 비즈니스 분야인 지급 분야에 비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주요 선진국 카드사들은 국민 경제지표 추정을 위해 기초정보가 필요한 해당국 정부에 카드거래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잠재적 비즈니스 기회도 엿보고 있다.
미국 경제분석국은 소매액 지표 추이 분석에 카드거래정보를 활용 중이다. 호주와 뉴질랜드 통계청도 기업판매지표, 소비자지출 동향 추정에 카드거래정보를 이용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도 직불카드 거래 데이터를 경제성장률 실시간 예측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국내 여건을 고려할 때 고객과 관련된 정보 활용에 있어, 정보보호 측면에서의 법적 제한요인이 엄연히 존재한다. 국내 개인정보 보호법상은 통계작성 및 학술연구 등의 목적으로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제공하는 때에만 활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익명화된 개인신용정보 활용이 가능하도록 신용정보법 시행령이 개정되는 등 고객 정보 활용의 법적 제한이 완화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최근 국내 카드사들은 가맹점 우대수수료율 추가 인하, 다중채무자 대출에 대한 추가충당금 적립의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증가라는 삼중고에 직면한 상황이다.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카드사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기 위해서는 카드사가 보유한 핵심역량 활용이 절실하다.
즉 카드사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규모의 고객 및 카드거래 데이터를 유용한 정보로 가공할 수 있는 역량과 사업 기회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선진국 카드사들이 진행 중인 기초데이터 활용 사례들이 국내 여건에 맞는 비즈니스로 발전될 수 있도록 정부, 업계, 학계의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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