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敬老)와 경로(輕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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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敬老)와 경로(輕老)
  • 허성배
  • 승인 2017.10.2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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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 논설위원

요즘 젊은이는 새것을 좋아하고 새것을 좋아하기에 헌것을 버리려고 하며 자기의 독좌(獨座)위에 위상을 놓고 기성(旣成)에 대하여 반항하려고 한다. 또한, 신세대인 젊은이는 구세대인 늙은이를 불신하며 도전한다.
인류의 찬란한 역사 위에 빛을 발산한 구국(救國)의 원동력도 젊은이며 외세의 침입이 있을 때마다 몸과 마음을 초로와 같이 던져 나라의 방파제가 된 이도 젊은이였다.

이러한 젊은이를 그 누가 과소평가 할 수 있단 말인가! 오늘의 젊은이는 외형적인 전통에 대한 단절을 요구하고 전통을 달걀껍데기처럼 생각하는 버릇과 반발 반응(反撥反應)을 일으키는 내재적(內在的)인 전통정신에 대하여는 향수(享受)하려는 마음의 자세마저 갖춰지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사고방식으로 인하여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의 일부 가운데는 무조건 노인에 대하여 가볍게 취급하고 격멸하는 언행이 성해진 것 같다. 다시 말하면 경로(敬老) 정신이 경로(輕老)사상으로 바뀐다는 말이다. 늙음이란 젊음의 씨앗으로 돌아온 시간의 여백(餘白)이다.
그러나 현대 젊은이는 늙은이의 표정과 사고와 다스림을 고리타분하다는 말로 일축해 버리는 수가 많다. 인류 공존의 외형적인 핵심의 무기로 인류의 내적 평화에 등불이 된 늙음을 경로(輕老)라는 단어에 귀착시켜야 하겠는가? 예로부터 경로(敬老) 정신은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인 한국에서 많이 전승(傳承)해온 언행의 미풍양속이 었다.
우리는 오랜 경로사상의 전통 속에서 오늘의 젊은이들이 감득(感得)지 못한 인정미(人情美)와 온정미(溫情 美)를 느낄 수 있으며 충효전가(忠孝傳家)의 참뜻도 여기에 기인 되어 있었다. 깊은 의미로는 경로사상은 곧 충효도(忠孝道)와 같은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현대인의 외치는 박애(博愛)와 봉사 자조의 근본정신이 되기도 한다.
오늘의 우리 젊은이들은 가정과 직장에서 그리고 모든 사회 생활 속에서 경로(敬老) 정신이 경로(輕老)사상으로 변용되어가는 세속 풍(世俗風)을 진실한 경로(敬老) 정신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언행을 실천했으면 한다. 젊은이여 너도나도 광음(光陰) 같은 시간의 화살 속에서 저 늙은이들의 그늘 밑으로 걸어가고 있다는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늙게 마련이고 늙으면 외롭고 서글퍼지기 쉬운 것이 상정일 것이다, 많은 노인이 사회적으로 소외된다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큰 문제를 수반한다, 비록 늙었지만, 사회인의 한사람으로 일하고 봉사할 수 있다는 생활의욕이 충만하도록 하는 것이 노령인구의 생산적인 활용이 될 것이며 노인들이 즐길 수 있는 오락시설과 환경은 경노의 정신을 불어넣는 첩경이 될 것이다.
얼마 전 서울 어느 아파트 8층에서 70대 노파가 투신자살한 사건은 우리 사회의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자살 노인 수는 연간 1만4,000여 명으로 매년 증가추세에 있으며 60세 이상의 노인이 전국에 약 500만 가량 되고 65세 이상은 전인구의 9, 8%를 차지한다는 통계로 보아 이웃 일본에 육박하고 있다는 통계로도 알 수 있듯이 모든 구성원의 자발적인 경로사상의 심각성은 큰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찰이 분석한 노인 자살률이 날로 증가하는 이유로는 자식이나 며느리의 소외감과 가족들 간의 심한 갈등, 생활고와 아파트 생활의 고독감, 그리고 자녀의 구박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 문 정부에서도 노인 복지대책에 심혈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한정된 예산문제 등 열악한 노인복지 환경 시설에 더욱 도움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한편 전북연합신문사는 제21회 노인의 날을 맞아 27일 효사랑실천전북협의회와 공동 주최주관으로 전주화산체육관에서 ‘2017.노인 위안행사 및 효도대상 시상’을 성대히 치름으로써 경로(敬老) 사상을 고취했다.
경부 여천, 경모 여지(敬父如天 敬母如之) 여지 자손, 역복 여시(如之子孫 亦復如是) 란 말이 있다. 아버지를 존경함에 하늘과 같이 존경하고 어머니를 존경함에 땅같이 존경함으로 네 자식도 그와 같이 되리라라는 이 말은 인간의 천륜이요, 진리라고 생각한다.
요즘 도의(道義)가 땅에 떨어졌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그런데 이런 인륜(人倫) 관계가 곧잘 뒤틀린 가운데 자식들의 소외감에 못 이겨 집을 뛰쳐나왔거나 심지어는 자살했다는 기사가 사회면에 심심찮게 오르내리고 있음을 볼 적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노인 문제는 일차적으로 가정의 문제이자 부모와 자식의 육친 관계에서 풀어가는 것이 우리 사회의 미풍양속에 속한다. 그러자면 정부 당국의 노인을 위한 사회복지시설이 크게 보완확충 돼야 하고 사회의 각별한 관심이 노인들이 삶의 의욕을 불어넣도록 해야 한다.
학술적 조사 통계에 따르면 보호시설에 있는 무의탁 노인보다도 가정에 있는 노인들이 더 소외감을 느끼고 우울증도 심하다는 것이다. 노인 문제, 우리 다같이 심도있게 생각해 볼 일이다. 어버이가 자식을 생각하는 만큼 자식도 어버이를 생각하고 있는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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