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자살 예방을 위한 인프라 구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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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자살 예방을 위한 인프라 구축 시급
  • 김영규
  • 승인 2017.12.0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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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경찰서 수송파출소 경장 김영규

해마다 노인 자살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노인 자살자가 급증하면서 전체 자살자에서 노년층이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져 자살하는 사람 4명 가운데 1명 이상이 65세이상 노인으로 나타났다. 부끄럽게도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노인 자살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 어르신들은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 자녀들은 점점 부모를 모시려 하지 않는데 우리의 사회 안전망은 여전히 부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병들고 버림받은 노인들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노인 인구는 400만명을 훌쩍 넘었다. 그러나 노후 준비가 된 사람은 그리 많지가 않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2%에 달했기 때문이다. 유엔이 말한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로 본다. 이런 사회 안전망의 부실은 결국 희생을 낳고야 만다. 예로 한 70대 할아버지가 굶어 죽은 채 발견됐다. 자신도 노환이 심한 처지에 수년간 거동을 못하는 장애인인 장남을 돌보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다. 또 한 70대 할머니는 오래전부터 중풍을 앓아왔지만 모시겠다는 자식이 없어 혼자 살던 독거노인이었지만 병고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

노인 자살자의 원인은 각종 병고에 따른 자살이 절반을 차지했다. 신변비관, 가정불화가 그 뒤를 이었다. 노인들은 배우자와 사별했거나 자녀들과의 별거에서 오는 고립으로 인해 깊은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고 한다. 젊은이들이 충동적으로 자살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문제는 우울증을 병으로 생각하지 않거나,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으면서도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는 노인이 많다는 것이다. 노후 복지는 개인도 물론 준비해야 하지만 지역 사회와 국가가 함께 감당해야 한다. 전쟁과 가난을 겪으며 나라를 일으킨 세대들이 늙고 병들었다고 버림받아서야 되겠는가. 혼자 사는 독거노인들이 일반 노인들보다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일이 세 배나 많다는 분석도 부모와 별거 중인 자녀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그만큼 한국의 노인들은 자녀와 사회, 그리고 국가로부터 소외당하고 있는것이다. 극심한 외환위기를 거치고 핵가족화가 가속화하면서 노인들도 자식들도 모두 지쳐 있다. 결국 고령화 사회를 맞아 정부가 사회 안전망을 구축할 때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정부는 노인 자살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연령별.성별 자살자 수 등 기초 자료만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정부도 노인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실태 파악이 제대로 안 돼 있는 상황에서 믿을 만한 대책이 나올 리 만무하다. 노년기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신체적, 경제적 혹은 정서적인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자살은 종종 이에 대한 해결대안으로 간주된다. 노인문제의 하나인 노인자살에 대한 개입과 예방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노인 자살율은 보다 증가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노인자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예방대책이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 아직 노인인구를 중점 대상으로 하는 자살예방기관은 없는 형편이다. 또 이렇다할만한 노인자살에 대한 예방조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더우기 자살위험성이 높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효과적이고도 혁신적인 대응 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이다.
미국은 성공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노인전용 전화 상담서비스, 노인자살예방 전용센터, 게이트키퍼 프로그램, 다양한 지역사회 교육프로그램 등을 우리 사회의 문화적 특수성을 감안하여 평가한 후 적용해 보아야 할 것이다.
노인들이 경제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건강보호체계를 강화하며, 가족지원체계를 수립하고, 지역사회에서 노인들에게 다양한 역할기회를 제공하도록 함으로써 노인의 생활조건을 개선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처럼 노인자살의 이면에 있는 사회문제가 무엇인가를 분석하여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세울 때, 노인 자살율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수의 노인들이 보다 건전한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는 사회의 초석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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