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함과 섬세함으로 덕진구 선진행정 앞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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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함과 섬세함으로 덕진구 선진행정 앞당겨
  • 임종근 기자
  • 승인 2018.01.04 1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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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봅시다>전주 최초 여성서기관 박선이 덕진구청장

전주시 개청 이래 최초의 여성 서기관, 최초의 여성 구청장 이라는 화려한 이력 속에는 유리 천정을 깨고 나오기 위한 각고의 노력과 세월이 있었다고 한다. 퇴임을 앞둔 박선이 구청장을 만나 44년간 공직생활 소회와 함께 향후 활동계획 등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직장 내 성 차별이나 인종 차별 등의 이유로 고위직을 맡지 못하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유리 천정(琉璃 天井, glass ceiling)이라 한다. 경제학 용어이지만 유리 천정은 공직사회에서도 두드러지는데, 중앙부처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의 비율이 줄어드는 전형적인 피라미드 구조로 되어 있다.
전주시에서 이런 유리 천정을 뚫은 대표적인 여성 공무원이 바로 박선이 덕진구청장이다. 이번 1월 전주시인사로 퇴임하게 되는 박 구청장은 42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게 된다. 그에게는 언제부터인가 최초라는 수식어가 함께 하고 있다.

박선이 구청장은 지난 1977년 9급 공무원(당시에는 5급을) 공채 시험을 통해 공직에 입한 박선이 구청장은 고향인 남원시 대산면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1988년 전주시로 전입해 총무과를 비롯해 일선 동과 구청에서 근무했다.
2009년 사무관으로 승진한 그는 전주시 여성가족과장과 생활복지과장, 자치행정과장을 역임하다 2015년에 전주시 첫 여성서기관으로 승진했다.
전주시 사회적경제지원단장을 거쳐 지난 2017년 1월 덕진구청장에 취임해 전주시 최초 여성구청장으로서 지난 1년동안 덕진구 선진행정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 점이 인정받고 있다.

박선이 구청장 인터뷰
▲전주시 최초 여성 구청장으로서 소감과 후배 여성공무원들에게 해주고 싶다는 말이 있다면
-제가 지난 42년 동안 공직생활 속에서 터득한 원칙은 바로 '역시 가장 큰 힘은 나 자신이다'라는 것입니다. 본인 스스로 남자 직원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실력과 열정으로 맞서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좌우명이 있다면?
-제 좌우명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입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서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말로, 모든 일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린다는 말입니다.

지난 42년동안 공직에 있으면서, 아내와 어머니, 딸과 며느리, 가정주부, 공직자로 정말 일인다역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이렇게 42년을 도전 의식을 갖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어느덧 여기까지 왔습니다

▲42년 공직생활 가운데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지난 공직생활 동안 가장 보람찬 일은 선미촌 정비사업의 토대를 마련한 것과 자원봉사도시 전주의 기초를 다진 것입니다.
선미촌은 1960년대부터 노송동 전주시청 뒤에 형성되기 시작한 성매매 집결지로 반드시 정비가 필요한 곳이었지만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지연되어 왔습니다. 이에 저는 사회적경제지원단장으로 부임하자마자 첫번째 사업으로 연간 천만이 찾는 전주한옥마을의 관광효과 확대를 위해 선미촌에 대해 정비를 추진했습니다. 특히 도시재생을 위해 점진적인 폐쇄를 모색하는 기능전환사업을 추진했으며 이를 통해 전주 선미촌 해체를 위한 초석을 다졌습니다.
다음으로는 자원봉사 도시 전주의 발판을 마련한 것입니다.

▲42년 공직생활 가운데 가장 아쉬웠던 일은?
-가장 아쉬웠던 일은 전주-완주 통합 실패입니다. 지난 2013년 전주시와 완주군은 삼한시대부터 1천년 이상 이어 온 뿌리를 되찾아 역사성을 복원할 뿐 아니라, 새만금을 중심으로 열리게 될 동북아 시대를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광역도시 육성을 위해 통합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완주군민의 주민투표에서 반대표가 55%로 많아 통합이 무산됐습니다.
전주와 완주 통합추진 당시 저는 자치행정과장으로 통합 성사를 위해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열심히 달렸습니다. 지난 2013년 당시에는 완주군민의 마음을 얻지못해 통합이 무산되었지만, 향후 반드시 통합이 성사되어 전북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길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퇴임후 계획과 후배공직자들에 하고 싶은 말은?
-많은 분들이 그동안 공직경험을 사장하기에는 아깝지 않으냐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당분간은 좀 쉬면서 42년 세월도 돌아보고 마음편히 여행가기, 댄스 배우기 등 못해본 일들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후 여성단체 또는 시민사회단체에서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의 인권신장을 위해 활동하면 어떨까 하고 있습니다.
달인의 경지를 위해서는 타고난 천재성보다는 여건과 노력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뜻인데요, 1만 시간은 대략 하루 3시간, 일주일에 20시간씩 10년간 연습한 것과 같습니다. 저는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자신의 업무에 달인이 되어달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지역주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심을 가지고 민생 현장속으로 다가가 주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심전심의 따뜻한 위민행정을 펼치는 공직자가 되어주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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