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4차 산업혁명이 되려면 문화가 살아 숨 쉬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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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4차 산업혁명이 되려면 문화가 살아 숨 쉬어야
  • 허성배
  • 승인 2018.01.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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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논설위원

지난해 7월 문재인정부는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문화국가`를 20대 국정전략 중 하나로 정하고 문화국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천명 한 바 있다,
그동안 국내 문화산업 시장을 통해 100조 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해 국가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여 한류를 통해 보듯이 다른 산업 수출에도 혁혁한 효녀 노릇을 하는 문화진흥사업은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양 마치 장기판의 졸처럼 2018년도 문화예산을 작년 발표와는 달리 증액은 고사하고 지난해보다 8%나 삭감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그 나라 문화국가의 척도이며 요체인 문화야말로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결코 아나다. 오랜 기간 교육을 통해 각고하고 습득하여 축적되는 것이다. 문화국가는 정치 슬로건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정말 문화국가를 만들고 싶다면 문화콘텐츠 전문가들과 문화 관련 부처를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중심에 두어 문화 분야에 제조업 수준이 아니라 그 이상의 지원과 진흥 의지를 보여 문화가 강물처럼 흐르도록 해야 이 나라가 산다.
한편으론 직업정신인지는 모르겠지만 올 한 해 내내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문화예술지망생이 넘실대는 세상이 되기를 염원해 본다, 요즘 4차 산업혁명이 미래의 국운을 좌우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하늘을 찌를 기세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지능정보기술 용어가 연일 회자하고 있다. 얼마 전만 해도 지금은 문화시대라며 야단을 떨더니 문화니 콘텐츠니 하는 얘기는 쑥 들어가 버렸다. 4차 산업혁명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만 보더라도 민간과 정부위원 대부분이 과학기술계 인사나 과학기술 관련 정부 부처로만 구성되어 있다.
과학기술을 토대로 연출하고 춤추게 할 콘텐츠 관련 인사나 정부 부처는 쏙 빠져 있다. 그러나 제아무리 닭아진 고속도로를 깔아 놔도 사람과 화물을 실은 차량이 달리지 않으면 속 빈 강정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콘텐츠 없는 지능정보기술은 빛 좋은 개살구에 다름없다. 진정한 4차 산업혁명이 되려면 문화가 있어야 한다.
마침 요새 대통령 직속 교육정책자문기구인 국가교육 회의에서 대입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란다. 물론 대입제도는 중요하다. 그러나 국민 개개인의 삶에 대한 가치관과 의식이 자주화되면, 그래서 어떤 직업을 가져도 다 귀하다는 것을 알고 또 그렇게 대접해주는 사회가 되면 대학, 그것도 꼭 일류 대학에 가겠다고 태아가 복중에 있을 때부터 야단법석을 피우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구태여 대통령 직속으로 무슨 위원회를 둔다면 문화위원회 같은 것을 두어 정신문화를 비롯하여 다양한 문화가 국민 속에 함양·향유될 수 있도록 범정 부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든 교육제도 개선을 위해서든 더 본질적인 처방이 아닐까!
문화가 국가 발전과 사회문제 해결에 만병통치약은 아니겠지만 문화 없이 어찌 국가와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고 또 꽃피울 수 있겠는가, 올해는 예술가들이 블랙리스트니 뭐니 눈치 보지 않고 원 없이 창작 활동에 몰두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부와 기업도 문화가 한 차원 높은 국가와 기업 발전의 근간임을 직시하고 문화가 자유스럽게 날아다닐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
백범 김구 선생께서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소원했듯이 올해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든 국민이 주인이 되어 문화뿐만 아니라 국력향상에 협력을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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