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요미우리 성적 부진의 희생양…사실상 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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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요미우리 성적 부진의 희생양…사실상 결별
  • 투데이안
  • 승인 2010.09.0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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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승엽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가차없이 그를 버렸다.

요미우리는 지난 6일 이승엽(34)을 1군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3일 1군에 복귀했던 이승엽은 복귀 후 3경기에 출장해 5타수1안타에 그쳤다.

요미우리는 74경기 만에 1군에 복귀한 이승엽을 겨우 5타석에 서게 한 후 성적이 신통치 않다고 2군으로 강등시켰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이뤄진 이번 2군행은 요미우리가 계약이 만료되는 이승엽과 사실상 결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요미우리는 지난 3일 이승엽을 1군에 올렸다. 이상한 점은 이승엽은 이미 2군 엔트리에서도 제외된 상태였다. 게임에 뛰지 않아 경기 감각도 떨어진데다가 준비도 덜 된 선수를 갑자기 1군에 올려 화끈한 타격을 기대한 것이었다.

요미우리는 이승엽이 3일 주니치 드래건스전에서 선발 요시미 가즈키를 상대로 3타수 무안타에 그치자 큰 실망을 했다.

이승엽은 "내 스윙을 하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결국 요미우리는 4, 5일 이승엽을 대타로 기용했다가 부진하자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용병은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를 입증해야 하는데 이승엽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러나 5년 동안 뛴 외국인선수에게 요미우리의 대우는 다소 심했다. 결국 이승엽은 장난감 취급을 당하듯이 그렇게 2군으로 떨어졌다.

요미우리의 성적 부진은 총체적 난국에 빠진 타선 때문인데 이승엽이 뒤집어 쓴 듯 한 모양새다.

요미우리 4번 타자 알렉스 라미레스의 9월 성적은 타율 0.187에 1타점으로 저조하다. 게다가 요미우리 의 타선은 최근 4경기에서 겨우 6점을 뽑는 빈공을 보였다. 요미우리는 주니치에 2위 자리를 내주고 2.5경기 차로 뒤진 3위로 떨어졌다. 주니치와의 3연전에서 스윕을 당한 후 이승엽은 1군에서 사라졌다.

이쯤 되면 이승엽의 다음 시즌 행보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이승엽은 올 시즌 51경기에 출장, 타율 0.174에 5홈런 11타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야구를 시작한 후 최악의 성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일본에서 7년간 뛴 이승엽은 심신은 지칠대로 지친 상태다. 올해를 끝으로 한국 복귀를 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승엽 자신이 이를 허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입버릇처럼 '명예회복'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아직 이승엽을 눈여겨 보는 팀들은 많다. 최근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이승엽 영입설'이 나왔고, 요코하마 베이스타스, 한신 타이거즈 등도 그의 장타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퍼시픽리그로 돌아가는 방법도 있다. 1루 수비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지명타자로도 충분히 뛸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높은 몸값이다. 몸값만 대폭 낮춘다면 '소총부대' 니혼햄 파이터즈와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구미에 맞을 수도 있다.

경기를 지배하던 이승엽의 호쾌한 스윙을 일본 열도에서 다시 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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