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상, 3D업종 지도교사에게도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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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상, 3D업종 지도교사에게도 관심을
  • 장세진
  • 승인 2019.01.2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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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구랍 7일의 일이니 좀 된 이야기다. 교육부ㆍ조선일보사ㆍ방일영문화재단이 공동 제정ㆍ시상하는 ‘제16회 올해의 스승상’ 시상식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가족ㆍ제자ㆍ동료 교사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수상자들에게 축하와 존경을 전했다는데, 전혀 모르는 이들이지만 필자도 박수를 보낸다.
2018년 ‘제16회 올해의 스승상’ 수상자 15명의 프로필을 자세히 읽고, 전직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흐뭇하고 뿌듯한 기분이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1,000만 원, 연구 실적 평정점 1.5점이 부여되는데, 아직도 교직을 성직(聖職)으로 여기는 교사들이 그만큼 많음을 알게 되어서다. ‘올해의 스승상’ 수상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훌륭한 교사들을 발굴, 시상함으로써 공교육 살리기에 앞장서 온 주최측에도 경의를 표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2002년 제정된 ‘올해의 스승상’ 수상 교사는 지금까지 214명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수상자로 선정된 선생님들 이야기를 살펴보면서 교육의 힘이 얼마나 위대하고 스승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의 스승상’은 다른 교육상과 달리 평교사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더 반갑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재임시절 ‘올해의 스승상’을 꼭 받고 싶었던 것도 그런 이유이지 싶다. 필자는 교단에 머문 32년 대부분을 학생들 특기ㆍ적성교육 지도에 매진한 국어교사였다. 글쓰기ㆍ학교신문ㆍ교지(문집)제작 지도 등 그야말로 눈썹 휘날리게 지도하여 많은 학생들이 상을 받게 했기에 그런 기대를 했는지도 모른다.
특히 ‘대한민국인재상’ 수상으로 대통령상까지 거머쥐게 하는 등 수많은 특성화고 학생들이 자부심을 갖게한 터라 내심 기대가 컸던게 사실이다. 실제로 군산여상 재임시절 ‘올해의 스승상’ 1차 심사를 통과했단 연락을 받았다. 설레고 긴장되는 2차 현지실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렸지만, 그러나 탈락이었다. ‘올해의 스승상’ 수상 교사들이 부럽기도 한 이유다.
어찌된 일인지 그 다음 해엔 아예 1차 심사도 통과하지 못하는 등 퇴직때까지 인연이 안닿은 ‘올해의 스승상’이라고 할까. 대신 필자는 2015년 ‘제25회 남강교육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서울 오산고등학교 남강기념관에서 열린 시상식에 가보니 대통령 화환을 비롯 교육부장관 축사 등 남강교육상이 꽤 ‘거창한’ 상임을 알 수 있었다.
제25회 남강교육상 수상은 당연히 남다른 의미가 있다. 우선 교직 32년 만에 처음 받은 교육상이어서다. 무엇보다도 교육상을 받을 만큼 꾸준히 해온 학생들에 대한 특기ㆍ적성교육 지도가 값진 일이었음을 인정받았다는 자부심이 컸다. 문학상 등 이런저런 상을 받았을 때보다 훨씬 더 기쁘고 뿌듯했던 건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퇴직한 지금 교육상 받을 일은 없겠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글쓰기 지도의 경우 장학금 지급 같은 다른 공적과 함께 수상자가 있지만, 학교신문ㆍ교지제작 지도 공적으로 수상한 교사를 거의 보지 못해서다. 필자가 아는 한 올해의 스승상ㆍ교보교육대상ㆍ눈높이교육대상ㆍ대한민국스승상(옛 한국교육대상) 등 전국 유수의 교육상들이 비슷한 사정이다.
필자 재임시절에는 글쓰기나 학교신문ㆍ교지제작 지도는 국어교사 대부분이 맡길 꺼려 하는 ‘3D업종’이었다. 지금도 비슷하리라 생각되는데, 그럴망정 전국 초ㆍ중ㆍ고교엔 글쓰기나 학교신문ㆍ교지제작 지도를 맡는 교사들이 많다. 1년 하다 바로 다른 업무분장으로 갈아타기도 하지만, 그야말로 천직(天職)처럼 ‘3D업종’을 맡아 묵묵히 학생지도하는 교사들도 많다.   
요컨대 수상 후보가 아예 없다면 모를까 국어교사 대부분이 맡길 꺼려 하는 국어과의 ‘3D업종’인 글쓰기 및 학교신문 제작지도가 아무것도 아닌 일로 치부되어버리는 교육상이 되어선 안된다는 것이다. 무릇 교사들이 상 받으려고 학생들 지도를 열심히 하는 것은 분명 아니지만, 아쉬움을 금할 수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제16회 올해의 스승상’ 수상자들을 보면서 다른 공적으로 상받을 교사가 많은 교단인 듯하여 흐뭇하기도 하지만, 모든 교육상에서 국어과의 ‘3D업종’인 글쓰기 및 학교신문 제작지도 교사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앞으로 그리 되길 기대하며 ‘제16회 올해의 스승상’ 수상자들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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