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만큼만 인기 끈 ‘검법남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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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만큼만 인기 끈 ‘검법남녀2’
  • 장세진
  • 승인 2019.08.0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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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7월 29일 MBC 월화드라마 ‘검법남녀2’가 끝났다. 월화드라마가 화요일이 아닌 월요일에 종영한 것은 7월 22일 광주세계수영선수권 준결승 경기 중계로 결방이 생겨서다. 이럴 경우 화요일 연속 편성으로 끝내기도 하는데, MBC 최초의 시즌제 드라마 ‘검법남녀2’는 다음 주 월요일 방송하는 변칙 종영을 택했다.
6월 3일 3.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같음.)로 시작한 ‘검법남녀2’는 최종회 시청률 9.9%를 찍었다. 최고 시청률이기도 한 9.9%는 ‘검법남녀’(2018.5.14.~7.17)의 9.6%보다 조금 높은 수치다. 이를테면 두 자릿 수 시청률에도 오르지 못한 드라마 ‘검법남녀’를 시즌2까지 만들어 1년 만에 방송한 셈이다.
하긴 이미 1년 전 내가 쓴 ‘평일 드라마 구원 투수’란 글에서도 알 수 있듯 ‘검법남녀’가 MBC 드라마치곤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한 것은 맞다. 희한하게도 ‘검법남녀2’ 역시 딱 그만큼만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진에선 초반 무덤덤했던 시청자들 반응이 갈수록 커져 2.5배 정도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진 점에 주목했을 법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예 대놓고 시즌3을 예고하진 못했을 것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별로 본 적이 없어서 난데없긴 하지만, 변호사가 된 도지한(오만석)과 사망으로 처리된 장철(노민우)이 살아 돌아오는 내용의 쿠키영상이 그렇다. ‘검법남녀’가 MBC의 대표적 시즌제 드라마로 자리매김될 것이 확실해 보이는 대목이라 할까. 
“요즘 안방극장엔 시즌제 드라마가 대세”(한국일보, 2019.7.17.)라지만, 그동안 지상파 방송에선 KBS ‘아이리스2’(2013)ㆍ‘동네변호사 조들호2(2019)ㆍSBS ‘미세스 캅2’(2016) 등 미미한 수준이었다. 시즌제 드라마 제작이 활발했던 곳은 케이블 채널이다. “큰 작품들이 지상파로 쏠려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대안”이었지만, 이제 시즌제 드라마를 주도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다른 지면에서도 말한 바 있듯 시즌제 드라마가 예전보다 늘어난 것은 채널과 플랫폼의 급증으로 인한 방송 환경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야말로 드라마 홍수시대에서 나가떨어지지 않기 위해 이미 검증된 전작의 속편을 제작하는 것이다. 고정 팬 층을 믿고 현상유지라도 하려는 방송사 계산 속에서 시즌제 드라마가 봇물을 이루지만, 전작처럼 다 흥행 성공하는 건 아니다.
그런 점에서 ‘검법남녀2’는 일단 성공한 듯 보인다. ‘검법남녀2’는 11년 경력의 국과수 법의관 백범(정재영), 검사 은솔(정유미)과 도지한은 그대로 두고 고정 배역을 일부 바꾸거나 새로 투입했다. 스텔라(스테파니 리)를 대신한 샐리(강승현), 장철과 갈대철(이도국) 부장 검사 등장이 그것이다. 그리고 사실상 장철과 갈대철 부장 검사 이야기가 내용의 핵심 축이다.
‘검법남녀2’ 역시 시즌1에서처럼 방송 내내 부검 장면이 나와 다른 수사드라마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미국드라마 CSI 시리즈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시신 해부 장면이 리얼하다. 섬뜩하면서도 시선을 끈다. 당연히 부검을 통해 실제 일어났던 여러 유형의 살인사건 범인들이 검거된다. 거기에 닥터 K이기도 한 장철 이야기로 스릴러를 가미해 아연 긴박감을 조성한다.
특히 유명 연예인 마약 성폭행사건에서 물고기 부검 장면은 압권이다. 신선한 과학수사를 방증하고 있어서다. 전편에서 검사 한 달째인 딸에게 그만두고 30억 원 주는 남자와 결혼이나 하라는, 그래서 다소 황당하게 느껴진 은솔 부모를 아예 빼버린 대신 조연 캐릭터들을 잘 살려내고 있다. 가령 강동식(박준규)ㆍ천미호(박희진)ㆍ양수동(김영웅)에게 ‘씹는’ 소리를 하게해 극에 활력을 불어넣은 점이 그렇다.
그러나 두 개 사건의 수사 과정이 혼재되어 다소 헷갈리고 산만하게 느껴지는 건 아쉬운 점이다. 게다가 전편에서 미제로 끝난 재벌 3세 오만상(김도현)을 체포한 건 ‘검법남녀2’만 본 시청자들에겐 낯선 장면이라 할 수 있다.비행장과 함께 노선이 없는 전남 벌교에 가려는데, 웬 비행기표를 찾는지도 의아하다. 광주행 비행기표라 말해야 할 디테일을 살리지 못한 결과다.
이중인격자라곤 하지만, 장철이 도지한 검사를 맥없이 풀려나게 한 전개도 썩 이해되지 않는다. 현직 검사인 갈부장이 총잡이까지 고용해 장철과 도지한을 죽이려 한 것이나 검은 유착으로 차장검사(안석환)가 ‘빼박’이 된 설정도 좀 그렇다. 정의로운 은솔과 도지한을 통해 상대적으로 부패한 검찰 권력을 비판하려는 의도인지 모르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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