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9월 26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울릉도와 독도에 다녀왔다. 사실은 1주일 전 경북도청(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제9회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 시상식후 저녁식사하고 출발하는 일정이었으나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순연된 울릉도·독도 탐방이다. 이후 태풍 미탁이 들이닥쳐 많은 피해를 입혔으니 그야말로 하늘이 도와야 갈 수 있는 울릉도·독도인 셈이다.
엄연한 기성문인이면서 제9회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에 응모작을 보낸 것도 우수상 이상 수상자들에게 무료 제공되는 독도 탐방 기회 때문이라고 해야 맞다. 청와대 관람이 그렇듯 개인적으로 누구나 쉽게 가볼 수 있는 독도가 아니어서다. 물론 응모 자격에 ‘기성문인 불가’ 같은 제한이 없어서 응모할 수 있었고, 수상을 해 이루어진 울릉도·독도 탐방이다.
울릉도는 대학시절 가본 곳이지만, 일본이 우리 땅이라고 우겨대는 독도는 처음 탐방이다. 그래서 그런지 제9회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 수상자들이 주축인 독도탐방단에 합류하기 위해 전날 집을 나서 도착한 후포 숙소에선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일행 2명이 새벽 6시부터 일어나 준비를 해서이기도 하지만, 아침 8시 출항하는 울릉도-독도행 배를 타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 땅 독도를 찜해두려는 마음이 커서 생전 처음 보는 남들과 3박 4일을 보낸 것인지도 모르지만, 여행하면서 느낀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 대상 500만 원 등 상금을 수여하는 ‘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 실시도 그렇지만, 수상자들에게 독도 탐방까지 수천만 원의 경비를 쓸 수 있는 경북예총에 대한 부러움이 그것이다.
경북예총 이병국회장에게 물어보니 ‘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은 경상북도와 울릉군이 절반씩 예산을 지원해 해마다 치르는 행사다. 그럴망정 배를 타고 안동까지 직접 시상식에 온 울릉군수와 울릉군의장의 성의가 돋보인다. 특히 “내년 제10회대회에는 좀 더 많은 예산이 지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울릉군의장의 축사는 부러움과 함께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아쉽게도 올해부터 마당극 행사로 바뀐 ‘칠곡역사·문화스토리텔링공모전’이나 ‘지훈예술제’·‘포은문학제’ 등 각종 축제와 함께 실시하는 백일장까지 하면 셈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문학행사가 해마다 앞다퉈 실시되고 있는 경상북도다. 실제 ‘칠곡역사·문화스토리텔링공모전’이나 ‘포은문학제’에선 제자들이 상을 받아 내 차로 시상식에 데리고 갔다온 적도 있다.
이런 공모전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경북도내(대구 포함) 신문사가 주최 또는 주관하고 경상북도가 후원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경상북도가 예산을 지원해 신문사들이 전국적으로 문학공모전을 실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마도 경북 관광 활성화를 위한 도의 예산 지원일 것이다. 그럼에도 경북도나 도의회의 문학에 관한 마인드가 없으면 이루어지기 힘든 일이다.
우리 전북과 비교해보면 그것이 더 부러운 일로 다가온다. 내가 알기로 전북도내 일간 신문은 경북보다 많은데도 전국적 문학공모전을 하는 곳은 없다. 일부 신문의 전국신춘문예공모가 있지만, 전북도의 예산 지원과는 무관하다. 또 학생 대상의 문학공모전·미술대전·음악콩쿠르 등이 있지만, 전북에 국한되고 도 예산 지원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전북도가 난색을 표해 그런지 신문사가 아예 엄두를 내지 않아 그런 것인지 자세히 알 길은 없다. 도세(道勢)라든가 인구 수, 거기에 따른 예산 등 경북과 단순 비교할 일은 아니겠으나 전북도의 문학에 대한 마인드가 경북도보다 못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내가 알기로 전북도가 후원하고 도내 신문사가 주최 내지 주관하는 전국적 문학공모전은 없어서다.
나는 ‘제9회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 수상자들이 주축인 독도탐방단을 계기로 울릉도와 독도외에도 경북의 여러 곳을 여행한 바 있다. 시상식이나 독도를 가고 오면서 과문불입(過門不入)이란 말을 깨우치기라도 하듯 안동 병산서원, 영주 소수서원, 영덕 해맞이공원, 청송 객주문학관을 찾아갔다. 이쯤이면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이 관광 홍보를 톡톡히 해낸 셈이라 할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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