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부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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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가 부러운 이유
  • 장세진
  • 승인 2019.10.1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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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9월 26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울릉도와 독도에 다녀왔다. 사실은 1주일 전 경북도청(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제9회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 시상식후 저녁식사하고 출발하는 일정이었으나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순연된 울릉도·독도 탐방이다. 이후 태풍 미탁이 들이닥쳐 많은 피해를 입혔으니 그야말로 하늘이 도와야 갈 수 있는 울릉도·독도인 셈이다.
엄연한 기성문인이면서 제9회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에 응모작을 보낸 것도 우수상 이상 수상자들에게 무료 제공되는 독도 탐방 기회 때문이라고 해야 맞다. 청와대 관람이 그렇듯 개인적으로 누구나 쉽게 가볼 수 있는 독도가 아니어서다. 물론 응모 자격에 ‘기성문인 불가’ 같은 제한이 없어서 응모할 수 있었고, 수상을 해 이루어진 울릉도·독도 탐방이다. 

상금과 별도로 수상자들에게 울릉도·독도투어를 제공하고 있는 ‘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은 (재)독도재단과 영남일보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예총경상북도연합회(경북예총)가 주관하는 문화예술 행사다. 초·중·고 학생을 비롯 전 국민을 대상으로 문학뿐 아니라 미술·서예·사진·동영상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매년 실시하고 있는 공모전이기도 하다.
울릉도는 대학시절 가본 곳이지만, 일본이 우리 땅이라고 우겨대는 독도는 처음 탐방이다. 그래서 그런지 제9회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 수상자들이 주축인 독도탐방단에 합류하기 위해 전날 집을 나서 도착한 후포 숙소에선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일행 2명이 새벽 6시부터 일어나 준비를 해서이기도 하지만, 아침 8시 출항하는 울릉도-독도행 배를 타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 땅 독도를 찜해두려는 마음이 커서 생전 처음 보는 남들과 3박 4일을 보낸 것인지도 모르지만, 여행하면서 느낀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 대상 500만 원 등 상금을 수여하는 ‘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 실시도 그렇지만, 수상자들에게 독도 탐방까지 수천만 원의 경비를 쓸 수 있는 경북예총에 대한 부러움이 그것이다.
경북예총 이병국회장에게 물어보니 ‘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은 경상북도와 울릉군이 절반씩 예산을 지원해 해마다 치르는 행사다. 그럴망정 배를 타고 안동까지 직접 시상식에 온 울릉군수와 울릉군의장의 성의가 돋보인다. 특히 “내년 제10회대회에는 좀 더 많은 예산이 지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울릉군의장의 축사는 부러움과 함께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사실 부러운 것은 그뿐이 아니다. 경상북도에는 ‘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을 비롯 ‘호미문학대전’·‘경북일보문학대전’·‘경상북도이야기보따리수기공모전’·‘포항스틸에세이공모전’·‘경북문화체험전국수필대전’·‘매일시니어문학상’·‘영남일보책읽기상 독서감상문공모’ 등 전국을 대상으로 많은 문학관련 공모전이 있다.
아쉽게도 올해부터 마당극 행사로 바뀐 ‘칠곡역사·문화스토리텔링공모전’이나 ‘지훈예술제’·‘포은문학제’ 등 각종 축제와 함께 실시하는 백일장까지 하면 셈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문학행사가 해마다 앞다퉈 실시되고 있는 경상북도다. 실제 ‘칠곡역사·문화스토리텔링공모전’이나 ‘포은문학제’에선 제자들이 상을 받아 내 차로 시상식에 데리고 갔다온 적도 있다.
이런 공모전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경북도내(대구 포함) 신문사가 주최 또는 주관하고 경상북도가 후원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경상북도가 예산을 지원해 신문사들이 전국적으로 문학공모전을 실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마도 경북 관광 활성화를 위한 도의 예산 지원일 것이다. 그럼에도 경북도나 도의회의 문학에 관한 마인드가 없으면 이루어지기 힘든 일이다.
우리 전북과 비교해보면 그것이 더 부러운 일로 다가온다. 내가 알기로 전북도내 일간 신문은 경북보다 많은데도 전국적 문학공모전을 하는 곳은 없다. 일부 신문의 전국신춘문예공모가 있지만, 전북도의 예산 지원과는 무관하다. 또 학생 대상의 문학공모전·미술대전·음악콩쿠르 등이 있지만, 전북에 국한되고 도 예산 지원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전북도가 난색을 표해 그런지 신문사가 아예 엄두를 내지 않아 그런 것인지 자세히 알 길은 없다. 도세(道勢)라든가 인구 수, 거기에 따른 예산 등 경북과 단순 비교할 일은 아니겠으나 전북도의 문학에 대한 마인드가 경북도보다 못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내가 알기로 전북도가 후원하고 도내 신문사가 주최 내지 주관하는 전국적 문학공모전은 없어서다. 
나는 ‘제9회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 수상자들이 주축인 독도탐방단을 계기로 울릉도와 독도외에도 경북의 여러 곳을 여행한 바 있다. 시상식이나 독도를 가고 오면서 과문불입(過門不入)이란 말을 깨우치기라도 하듯 안동 병산서원, 영주 소수서원, 영덕 해맞이공원, 청송 객주문학관을 찾아갔다. 이쯤이면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이 관광 홍보를 톡톡히 해낸 셈이라 할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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