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감사해서 행정 바로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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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감사해서 행정 바로잡을 수 있을까?'
  • 투데이안
  • 승인 2010.11.1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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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회와 생활체육회, 장애인체육회 등 전북지역 3개 도 단위 체육 단체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실시된 17일.

전북도의회 문화관광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기다리는 피감 기관 직원들의 얼굴에 긴장감마저 감돈다.

하지만 이날 감사는 엉뚱한 질의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의 추궁 등으로 한 해의 행정을 뒤돌아보고, 앞으로의 행정을 바로 잡는다는 행정사무감사의 취지를 무색케 했다.

오전에 진행된 생활체육회에 대한 감사에서 A의원은 "전주덕진수영장의 재개장 문제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묻다가 박효성 사무처장으로부터 "그 문제는 전북체육회 소관"이라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또 A의원은 "체육진흥기금을 조성하고 있는데 현황이 어떠냐"고 질의를 했으나 사무처장으로부터 역시 같은 답을 듣고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본인이 질의한 내용을 어디서 추진하고 있는지 조차도 모르고 한 말이다.

이날 생활체육회에 대한 감사에서는 몇몇 의원들이 전북체육회와의 통합, 도민체전과 생활체육대회에 대한 통합 문제를 거론하며 의원 간 입장차를 보인 것이 핵심적이었다.

오후들어 진행된 장애인체육회에 대한 감사에서는 8명의 의원 중 3명이 자리를 비워 5명만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질의 역시 당일 피감 단체로부터 제출받은 요구자료를 보고 묻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장애인체육회에 대한 감사는 상임부회장의 업무보고 시간을 제외하고 20여분만에 끝났다.

마지막으로 열린 전북체육회에 대한 감사에서도 수준 이하의 질의는 계속됐다.

A의원은 "덕진수영장의 개보수를 위해 12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전주시에서는 핵심 장비가 보강되지 않고 있어 운영을 할 수 없다고 한다"며 장비 보강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A의원은 정작 어떤 장비가 보강돼야 하는지 밝히지 못했고, 피감 단체 간부들과 도청 간부들도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B의원은 "체육회의 사무차장 자리에 몇 년째 비워져 있는데 차장의 역할이 무척 중요한데 왜 인원을 채우지 않느냐"고 따지며 회장인 지사의 감사 출석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B의원은 정작 전북체육회가 한 해 동안 집행한 사업이나 향후 사업 등에 대한 행정적 실수나 문제점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B의원은 사무차장에 대한 질의를 할 때는 과거 행정사무감사의 자료를 찾아 따지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피감기관의 관계자는 "의원들이 모두 엉뚱한 질의를 하고 지적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감사를 받은 입장에서도 이해하기 힘든 모습들이 자주 보인다"며 "도의원들은 도민의 선택을 받고, 혈세로 주머니를 채우고 있는 만큼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피감기관에 대해서 최소한의 연구를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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