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분담금 공방 한·미동맹 강화로 접고 북·미회담 백번 해도 비핵화 기대는 ‘연목구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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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분담금 공방 한·미동맹 강화로 접고 북·미회담 백번 해도 비핵화 기대는 ‘연목구어’ (2)
  • 허성배
  • 승인 2019.12.0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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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한국 정부는 2017년 ‘3불 정책’(사드 추가배치· 미사일 방어체제 가입·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겠다는 방)으로 갈등 봉합에 나섰지만, 냉기류는 그대로다.
한·중 간에는 이것 말고도 화웨이 규제, 동북아 중거리 미사일 배치 등 미국이 깔아둔 지뢰들이 있다. 홍콩사태에서 보듯 중국은 자국의 핵심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한국 외교는 앞으로도 험난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 실족하면 크게 다칠 것이고, 간신히 중심을 잡더라도 국론 분열은 피할 수 없다. 강대국 눈치를 보느라 내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
그런데도 보수 세력들은 한·미동맹을 만트라(주문)처럼 외워댄다. 한·미동맹이 외교의 지렛대인지, ‘한·미동맹 수호’가 외교 목표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보수 세력들의 이런 태도는 미국에 힘을 실어주고, 한국 정부가 운신할 폭을 좁힌다. 보수 언론들과 정치권은 미 행정부 관리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사소한 발언조차 확성기 틀 듯 증폭시키며 안보불안 심리를 키운다. 지난 수십 년간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서 한·미동맹은 ‘성역’이 됐고, 한국인들의 외교적 상상력은 쪼그라들었다.
보수 세력들이 철석같이 매달려온 미국의 대통령은 요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친서를 주고받고 있다. 북·미 협상은 암운이 짙어졌지만, 트럼프의 행태로 볼 때 계산만 맞으면 쿠르드를 내치는 강도와 속도로 북한과도 거래할 수 있다. 반면 동맹국들을 향해서는 미국을 “벗겨 먹는다”고 한다.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결렬될 경우 주한미군 감축도 강행할 기세다. 미국은 2016년 한·일 양국에 GSOMIA 체결을 요구하면서 북한 핵·미사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것으로 중국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GSOMIA의 만료로 득을 보는 곳은 중국과 북한”(마크에스퍼국방 장관)이라고 말을 바꿨다. GSOMIA가 대중국 견제수단임을 자인한 것이자, 한·미동맹의 목표가 북한 견제에서 중국 견제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균형 외교를 해야   하는 한국의 처지는 안중에도 없다. 이쯤 되면 한·미동맹으로 인한 국익의 총합이 플러스인지 마이너스인지 제로베이스에서 따져보는 것이 마땅하다.
트럼프는 한국인들이 한·미동맹을 객관화된 시각으로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했다. 동맹의 민낯이 드러난 이 시기를 외교전략과 한·미관계에 대한 재검토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미·중 패권 경쟁 시대에 한국의 핵심이익을 정확히 규정하고, 그에 맞는 외교전략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지정학적 숙명을 ‘비동맹 중립’으로 해소한 나라들의 지혜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가지 않은 길’이라도 국익에 맞는다면 과감하게 발을 디뎌야 한다. 한국인들이 미몽에서 깨어날 기회를 제공한 트럼프에게 감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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