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잡는데 2% 부족한 손학규 "하필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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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잡는데 2% 부족한 손학규 "하필이면…"
  • 투데이안
  • 승인 2011.01.1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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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전 여의도 당사.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보편적 복지 실현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밝혔다. 이 같은 진보적 정책 뿐만 아니라 야권 연대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피력함으로써 야권 대선주자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같은 시각 한나라당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함으로써 정치권의 스포트라이트는 손 대표가 아닌 정 후보자와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쪽으로 옮겨갔다. 결국 손 대표가 야권 대선주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던 이날 연설은 여론의 관심에서 상대적으로 멀어지게 됐다.

손 대표의 날짜 악연은 이날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11월. 민주당이 민간인 불법사찰 및 대포폰 의혹을 제기했으나 국정조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는 100시간의 성찰 끝에 장외투쟁을 결심했다.

그는 "국회의원을 전부 다 눌러서 찍 소리도 못하게 하는 것이 이명박 대통령의 철학"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이명박 정부가 민주주의를 짓밟고 의회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장외투쟁을 선언했다.

손 대표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천막을 친 지 이틀째 되던 같은 달 23일. 북한군이 서해 연평도에 해안포와 곡사포 100여발을 발사해 우리 해병 2명이 숨지고 장병 16명이 중경상을 입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오후 2시34분께부터 약 1시간 이어진 북한의 포격으로 대연평도와 소연평도 주민 1700여명이 인천 등 주변 지역으로 대피했다. 정부는 이날 예정됐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마련에 고심했다.

손 대표도 시청광장 앞 국정조사 촉구 대국민 서명운동을 접고, 국회로 들어와 긴급최고위원회의과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결국 제 1 야당 대표로서 장외투쟁을 통해 야성(野性)을 드러낼 수 있었던 기회를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태 때문에 12월 예산국회가 열릴 때까지 미뤄둘 수밖에 없었다.

손 대표의 2% 부족한 '날 잡기' 전례는 5년전에도 있었다. 당시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였으나 낮은 지지율에 고심하던 그는 2006년 6월 민심을 파악하기 위한 100일 민심대장정을 결심했다.

그는 전국 곳곳을 돌며 1%대던 지지율을 5%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대장정을 마치던 같은 해 10월9일, 북한의 핵실험으로 그의 대장정 성과는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지지율의 벽을 넘지 못하던 손 대표는 결국 5개월 뒤 한나라당을 탈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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