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화재? K급 소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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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화재? K급 소화기?”
  • 김범철
  • 승인 2020.01.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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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소방서 방호구조과 김범철

 

이제 시민들에게 소화기는 매우 익숙한 물건이다. 각 가정에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는 모습을 보는 건 어렵지 않고, 사용법 역시 대부분 숙지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화재발생시 소화기가 효과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화재의 유형에 따라 소화기의 종류와 적응성이 달라진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은 듯 하다.
일반적으로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화기는 분말소화기로 A·B·C급 화재에 적응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나무, 솜, 종이 등 가연성 물질에 의한 화재를 A급 화재라고 말한다. B급 화재는 유류 화재로 석유, LPG, LNG 등 가스에 의한 화재다. C급 화재는 전기 스파크, 단락, 과부하 등 전기에너지에 의한 화재를 뜻한다.

요약하자면,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화재는 대부분이 안에 포함되고, 화재 발생시 소화기 사용이 초기진화에 매우 효과적이다.
그런데 모든 일이 그렇듯이 예외가 있다.
가정이나 식당 등 주방이 있는 곳이면 사용되는 식용유 화재가 그렇다. 식용유는 일반적인 유류와는 다르게 끓는점이 발화점보다 높아 표면의 화염을 제거하더라도 다시 재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식용유 화재시 일반소화기로는 초기진화가 어려워 큰 화재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이 일어나게 된다.
또한 주방에 화재가 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물이다. 하지만, 기름화재에 물을 더하는 것은 더욱 큰 재앙을 초래하게 된다. 기름에 물이 닿으면 뜨거운 온도 때문에 물이 순식간에 기화하면서 화재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필요한 소화기가 주방용소화기인 K급 소화기다. K급 소화기는 기름 표면에 순간적으로 유막층을 형성하여 화염을 차단하고 기름의 온도를 빠르게 낮춰 재발화 등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식용유 화재의 맞춤형 소화기다. K급 소화기는 사용되는 장소가 주방이란 특성을 감안해 인체에 유해한 성분(에틸렌글리콜, 계면활성제 등)이 사용되지 않았다. 또한 스테인리스 재질로 돼 있어 부식 없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며, 대부분의 소화기는 빨간색이지만 K급 소화기들은 보통 은색으로 돼 있어 일반소화기와 쉽게 구별이 가능하다.
“K급 소화기”라는 이름 자체가 “주방(Kitchen)”에서 그 첫 글자를 따와 명명된 만큼 주방에서 발생하는 화재의 맞춤형 소화기인 것이다.
가격이 일반소화기의 2~3배 정도 높다는 단점을 감안하더라도, “K급 소화기 1대”가 있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화재가 발생하면 피해는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주방에서 일어나는 화재만큼은 “K급 소화기”가 그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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