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사고 방지를 위한 노력, 사소한 안전의식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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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사고 방지를 위한 노력, 사소한 안전의식부터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0.04.0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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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소방서 비응119안전센터 박광수

 

모든 사고는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 반드시 유사한 작은 사고와 사전 징후가 나타난다.
‘하인리히의 법칙’, 큰 사고 1건이 발생하기 전에는 항상 29번의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300번의 잠재적 징후들이 나타난다는 통계학적 규칙이다. 대부분의 대형사고는 예고된 재앙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군산지역에는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이 취급사업장 80개, 취급업체 109개로 많은 업체의 다양한 물질들이 혼재돼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2012년 경북 구미시 불산 누출사고로 사상자 23명, 2015년 파주 질소누출로 사상자 6명이 발생한 것처럼 화학사고는 한번 발생으로도 사업장뿐만 아니라 그 주변 지역주민에게도 큰 피해를 끼치며, 기업 이미지, 지역 이미지와 국가 경쟁력에 타격을 주는 마이너스적 요소가 되고 있다.
최근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5년간 전라북도 내에서만 유해화학물질 누출사고는 20건에 달하고, 누출된 물질도 암모니아, 사염화규소, 과산화수소, 차아염소산나트륨 등 총 13종에 달한다.
운반 차량의 교통사고로 인한 누출도 있었지만, 나머지는 작업자 부주의, 시설관리 미흡으로 인한 누출사고였다. 화학물질의 유통량 증가로 인한 교통사고와 안전관리 의식 미흡으로 인해 다양하고 복합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화학 사고의 특징을 보면 ▲화학 사고의 확산성(장거리 이동 및 매체 전이), 비가시성(오염확인 곤란), 유해성(발암성 등), 잔류성(난분해성) 영향이 있고 ▲최근 화학사고는 발생유형이 복합적인 사고의 양상을 보이며 ▲ 누출+화재, 화재+폭발, 누출+폭발 등 사고유형의 복합과 화학사고+화학사고, 자연재난+화학사고, 사회재난+화학사고 등 재난 유형의 복합 가능성이 존재한다. ▲피해가 이중적으로 발생하고 대량 피해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이질적 사고(재난) 특성으로 인해 사고대응에 전문성이 요구되는 특징들이 있다.
우리나라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공정안전보고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화학공장의 건설이 가능하고, 그에 따른 시설 등 철저한 검사를 통해 운영이 가능하다.
‘기본’만 충실히 지켜나가면 안전사고는 예방이 가능하지만, 작업의 일상화로 화학물질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 해이로 인해 안전수칙 불이행과 사고발생 시 현장대처 능력 부족으로 인해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절차에 맞는 안전수칙을 지키고, 준수된 순서대로 작업을 수행해야 하며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Material Safety Data Sheet) 등을 통해 꼼꼼히 파악, 위험성 평가를 통해 안전사고방지에 주력해야 한다.
그렇다면 안전불감으로 인한 사고가 혼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화학사고 방지를 위해 소방서의 역할을 무엇인가?
첫 번째로 산업단지별 안전관리협의회를 운영해 안전관리에 대한 의식함양과 지도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분기 1회 이상의 협의회를 통해 안전관리컨설팅을 위한 안전관리지도를 하고 있으며, 유해화학물질 취급에 관련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사고사례 원인분석과 개선방안을 전파 공유하며 사고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두 번째로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과 군산소방서와의 합동소방훈련을 정례화해 사고방지에 주력하고, 훈련을 통해 사업장 위험개소 제거와 구성된 자위소방대의 능력 강화를 제공하고 있다.
세 번째로 대상물 사전정보 파악을 위해 화학전문가를 위촉해 자문하고 있으며, 화학물질정보 앱, 가이드북을 활용해 실시간 정보를 취득하고 있다. NEPA코드, KISChem 시스템을 활용해 특성에 파악하고 예방방안에 힘쓰고 있다. 이번 군산시의 유해화학물질지도와 출시예정인 앱(APP) 등과 연계방안도 검토 중이다.
네 번째로 전라북도에서 산단 규모가 최대인 군산 비응도동 지역에 전진기지를 구축한다.
전문적인 화학사고 대응과 예방을 위해 제독차 등 전문인력 12명을 배치해 예방활동 뿐만 아니라 신속하고 전문적인 사고대처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재난 현장을 향해 언제든 달려가야 하는 소방의 특성상 군산지역에서 발생하는 화학사고를 늘 준비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임무이지만, 국가의 재난지킴이로서 화학사고에 대해 적극적인 감시와 순찰, 실전 같은 훈련, 신속한 재난대응, 나아가 선제적인 예방조치를 할 수 있는 전북지방환경청과 군산시청, 군산소방서간의 유기적인 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누군가는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수도 있겠지만 이런 노력이 무의미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두의 ‘하인리히의 법칙’처럼 1번의 대형사고 예방법은 어쩌면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 대대적인 방법보다 300번의 사소한 징후를 예방하는 우리들의 사소한 안전의식, 즉 ‘기본’이 정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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