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희망제조기, 송경태
상태바
달리는 희망제조기, 송경태
  • 엄범희 기자
  • 승인 2011.02.24 1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에게 삶에 대한 의욕이 없다면 그것은 나를 위한 적당한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람을 위해 일하겠다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나도 한때는 자포자기해서 죽음 같은 삶을 산 적이 있다. 군복무 중 폭발사고로 두 눈을 모두 잃어야 했던 때였다. 그 때 나에게는 삶의 모든 것이 의문형이었다. 사는 것 자체가 허무하기만 할뿐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지 전연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라디오를 통해 시각장애인이 대학을 다닌다는 사연을 우연히 듣게 되었고, 재활을 하겠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게 되었다. 마음이 변하자 모든 것이 변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의문을 품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실현하기 시작했다.

과연 나는 결혼할 수 있을까. 어느 처녀가 앞 못 보는 나에게 시집을 올까 걱정했지만, 처음 만나 대화를 나누는 순간 사랑을 느낀 목소리 고운 여인에게 저돌적인 프러포즈를 했고 3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떡두꺼비 같은 아들도 둘이나 낳았다. 큰아들은 공군장교로 막내아들은 육군장교로 복무 중이다.

과연 나는 대학을 다닐 수 있을까. 비록 두 번의 고배를 마신 끝에 입학하긴 했지만 모두 무사히 졸업했고,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도 취득했다.
과연 나는 컴퓨터를 다룰 수 있을까. 물론이다. 컴퓨터를 다루는 정도가 아니라 프로그램을 개발하기까지 했다. 내가 개발한 국내최초의 '음성 인터넷도서관'은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통령상'에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다.

나는 이 세 가지 소원을 달성하는 데 28년이 걸렸다. 그러는 동안 내 몸 하나 비를 피할 수 있는 작은 우산이 되기보다 많은 사람과 함께 비를 피할 수 있는 큰 우산이 되어보자는 신념으로 '미국대륙 도보횡단'을 완주하였고, 이를 시작으로 장애인 세계최초로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남극)을 달성하였다.

전주시의원으로 왕성하게 활동도 했고, 지금은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렇게 나 자신을 불태우는 삶을 살게 되면서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달리는 희망제조기'가 된 나의 삶을 듣기 위해 부르는 곳도 많아졌다.

도전을 받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그동안 얼마나 나약하고 나태하게 살아왔는지, 포기를 일삼으며 살아왔는지를 고백하면서, 새로운 힘을 얻었다며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할 때 나는 기쁘고 감사하다. 정말 감사하다. /달리는 희망제조기 송경태

폭풍은 참나무의 뿌리를 더욱 깊이 들어가도록 한다

장애인 세계최초 세계 4 대 극한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 달성(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남극)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