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실명 지켜본 어린시절 기억’ 평생 연구 끝에 실명 치료 길 연 연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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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실명 지켜본 어린시절 기억’ 평생 연구 끝에 실명 치료 길 연 연구로
  • 엄범희 기자
  • 승인 2011.03.1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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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한쪽 눈을 잃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평생 지울 수 없어 눈에 대한 연구에 평생 매달리게 됐습니다.”

세계 최초로 빛의 신호를 뇌까지 전달하는 빛의 수용체 단백질인 ‘로돕신(rhodopsin)’의 재생 과정에서 생기는 중간체(메타 로돕신Ⅱ)의 구조를 세계 최초로 규명해 세계 3대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지 최신호에 게재된 전북대 화학과 최희욱 교수.

어린시절 한 쪽 눈을 실명한 어머니에 대한 가슴 아픈 기억이 우리가 세상을 어떤 과정으로 볼 수 있는지 그 과정을 밝히는 연구로 이어져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그가 시각신호 전달 물질의 구조를 밝히는 연구 등을 통해 네이처에 게재된 것만해도 벌써 5번.

특히 지난 2008년에는 또 다른 단백질인 ‘옵신’의 3차원 입체 구조와 이 물질이 활성화 상태임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며 네이처에 1년에 2회 연속 게재 됐고, 불과 3년 사이에 시각과 관련된 연구로만 네이처에 3번 게재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한 교수가 연구를 통해 3년 이내에 세계 3대 저널에 3회나 실리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로 네이처에 게재된 최 교수의 연구들은 2008년에만도 세계 과학자들이 300회 이상 인용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최 교수가 눈의 시각신호 물질에 대한 연구에 관심은 그가 어린 시절 한쪽 눈을 실명한 어머니에 대한 가슴 아픈 기억이 큰 영향을 주었다.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 전북 김제시의 한 작은 농촌마을에 살았던 최 교수는 나락을 탈곡하다 벼의 뾰족한 부분이 눈에 박힌 어머니의 모습을 기억했다.

그러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병원에 가지 못해 결국 왼쪽 눈의 시력을 잃어버렸고, 최 교수는 지금도 그 기억을 떠올리면 자신이 너무 어려 병원에 모실 생각을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고.

어머니에 대한 아픈 기억을 평생 가슴에 안고 살았던 최 교수는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눈의 시각신호 전달에 대한 연구에 매진해 이 같은 세계적인 성과를 얻기에 이른다.

최 교수는 “어린 시절, 한쪽 눈을 잃으셨던 어머니에 대한 아픈 기억은 평생 내가 시각신호에 대한 연구에 매진하게 했던 원동력이 됐다”며 “내 어머니처럼 선·후천적 실명을 일으키는 안과질환 예방을 위한 신약 개발이나 인공 망막 개발 등에 기초가 되고 도움이 되는 연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08년과 이번 연구에서 밝힌 내용들에서 나아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시각신호 전달 물질 등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세상에 빛이 되는 연구에 평생을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희욱 교수는 지난 2008년, 세계 최초로 빛의 수용체인 로돕신에서 발색단이 빠진 옵신(opsin) 구조를 규명했고, 이번에는 로돕신(rhodopsin)’의 재생 과정에서 생기는 중간체(메타 로돕신Ⅱ)의 물질을 분석하며 2년 여 만에 3번이나 네이처에 게재됐다./엄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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