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화장치 불량 스텔스 차량 도로 안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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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화장치 불량 스텔스 차량 도로 안전 위협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3.2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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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경찰서 정보안보외사과 김덕형

아직도 초야나 동이틀 무렵 새벽시간대는 칠흙같이 어둡다. 여기에 후미등이나 번호판이 더럽혀진 차량은 야간에는 식별이 어려울 정도다. 
이런 기상여건 하에서 일부 운전자들이 고장난 등화장치를 방치한채 운전을 하고 있어 도로위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운전자라면 한번쯤 어두운 밤길을 운행하다 갑자기 맞닥뜨린 앞선 주행 화물차량을 발견하고 급제동을 한 아찔한 경험을 한번쯤 하였을 것이다. 운전자 입장에서야 전방에 분명 아무런 차량 불빛이 보이지 않았음에도 바로 앞에 진행중인 화물차량을 발견하게 되면 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사고는 바로 이렇듯 한순간 방심과 안전 불감증에서부터 일어난다. 

필자도 차량을 운전하다 보면 종종 차량 후미등과 반사경이 심하게 퇴색되어 있거나 먼지로 뒤덮인채 운행 중인 화물차량과 조우하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후미등이 아예 켜지지 않았거나 아예 파손된채 너덜너덜 거리는 경우도 있고 화물차의 매연으로 인해 시커멓게 도색되어 있는 차량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속도로 주행하더라도 갑자기 마주치게 된 시커먼 화물 차량과의 추돌사고는 피할수 없게 된다. 
이렇듯 차량 후방에 설치된 안전등화가 정비가 미흡할 경우 그만큼 내 차량의 위치를 알리기 어렵게 되어 후미차량은 근접한 거리에 이르러 비로서 차량을 인식해 뒤차와 추돌사고를 일으키게 된다. 후미등이 오염된 채 운행하는 차량은 브레이크를 밟더라도 뒤차는 빨간 불빛의 시인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모 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후미등이 정상 작동하는 화물차가 급제동할 경우 따라가는 후속차량의 조작 반응 시간은 주간 2.13초, 야간 2.08초였으나 후미등이 망가진 화물차가 급제동할 경우 후속차량의 조작반응 시간은 4.03초로 거의 배에 가깝다고 한다. 이는 자동차가 시속 80㎞로 운행한다고 가정할 때 20m 이상을 더 주행한 뒤 브레이크를 밟는 경우나 마찬가지라고 하니 가히 사고는 한순간이라는 말이 과언은 아닌 것 같다. 
물론 등화장치가 당장 고장이 나더라도 차량을 운행하는데 큰 지장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등화장치 고장을 방치할 경우 도로위 폭탄으로 불리는 스텔스 차량이 될 확률이 높다.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스텔스기에 비유해 등화장치를 끄고 달리는 차량을 우리는 흔히 스텔스 차량이라고 부른다. 고장을 방치한 경우가 아니라 하더라도 전조등을 켜는 것을 깜박 잊고 운행하게되면 스텔스 차량이 되게 된다. 당연히 야간운전을 할 때 자동차의 등화장치는 뒤따르는 차량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전문가들 또한 스텔스 차량은 다른 운전자들의 안전까지 위협할수 있어 결코 가볍게 여길 사안은 아니라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운전자 특성상 야간에는 대부분 운전자들이 앞서 진행중인 차량 후미등이나 반사경으로 상대차량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는 만큼 다소 번거롭더라도 화물차량 운전자는 수시로 차량 후미등과 반사판을 세척해 대형사고로부터 나와 타인의 안전운행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야간 운전 시에는 조명등이 거의 생명이나 마찬가지다. 스텔스 차량으로 인한 사고 위험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만큼 주기적인 정상 작동여부 검사가 필요하다. 교통 안전은 사소한 배려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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