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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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49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2.0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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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1월 24일 05시 15분(한국시간. 이하 같음.)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풀럼전에서 해리 케인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을 뿐 4경기째 침묵하던 손흥민이 마침내 날아 올랐다. 손흥민은 1월 29일 03시 열린 2022~23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2강전 프레스턴과의 경기에서 올 시즌 7ㆍ8호 골을 연달아 터트리며 팀의 3대 0 완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토트넘은 FA컵 16강에 진출했다. 손흥민은 1월 5일 EPL 19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전 이후 25일 만에 골맛을 봤다. 해리 케인을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페리시치ㆍ데얀 쿨루셉스키와 공격 트리오를 이뤘다. 손흥민은 후반 들어 왼발로 두 골을 뽑아냈다. 후반 5분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왼발로 감아 찬 슈팅이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후반 24분에는 페리시치의 감각적인 백패스를 받아 수비수를 제친 뒤 왼발 슈팅으로 다시 상대 골망을 갈랐다. 페리시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문전에서 왼쪽으로 빙글 돈 뒤 왼발 터닝슛으로 추가골을 뽑아낸 건 각별한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동안 불협화음 논란이 잦던 페리시치와의 합작골이라서다.
골 침묵에 대한 비판 또는 비난 기사가 언제 있었나 할 정도로 찬사가 쏟아졌다. 가령 1월 30일 토트넘이 “케인이 빠진 상황에서도 공격 옵션을 찾아냈다”라고 보도한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 팀 스피어 기자는 “손흥민이 충격적인 골을 넣었다. 손흥민 존에서 왼발로 조준하고 코너를 향해 아름다운 궤적을 만들었다”라고 감탄했다.
스피어는 “두 번째 골은 첫 골보다 보기 좋았다. 공을 받아 무심코 상대를 잘못된 방향으로 보냈다. 시즌 내내 손흥민이 보여주지 못했던 장면이다. 자신감을 되찾은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랑스러운 작품이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피어는 이어서 “손흥민이 교체될 때 홈팬(프레스턴 팬)들이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오, 고급스러운 장면이다”라며 감격했다.
특히 손흥민의 대활약에 프레스턴 팬들마저 경의를 표했다는 내용이 눈길을 끈다. 손흥민이 그라운드를 나갈 때 홈팀인 프레스턴 팬들이 기립박수를 쳤다는데, 뭔가 뭉클한 기분이지 않은가? 스카이스포츠 역시 “손흥민이 다시 웃었다. 케인의 부재를 손흥민이 책임졌다. 손흥민이 자신감을 회복했다. 토트넘에게는 바로 지금이 결정적인 타이밍이다”라고 평가했다.
영국 풋볼런던은 “그라운드 위 누구보다 높은 레벨이었고, 그의 새 출발이 되길 바란다”며 손흥민에게 양 팀 최고 평점 9점을 줬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앨런 시어러는 “우리가 아는 손흥민의 모습을 확인했다. 대단한 슈팅”이라고,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코치는 “손흥민은 최고 선수다. 케인이 없는 상황에서 책임감을 갖고 승리를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손흥민의 멀티골은 지난해 10월 13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108일 만이다. 손흥민은 경기 후 BBC와 인터뷰에서 “팀의 경기력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경기에 집중했고 해야 할 플레이를 했다”며 “우리는 더 좋아질 수 있다. 이번 경기가 좋은 기운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매특허라 할 ‘찰칵’ 세리머니도 펼쳐 보였는데, 앞에서 잠깐 말했듯 손흥민은 EPL에서 케인의 선제 결승골을 도왔다. 또다시 합작이 이루어진 44번째 골이다. 케인과 함께 EPL 역대 최다골 합작 기록도 보유하고 있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케인과 함께 EPL 역대 최다골 합작 기록 경신이란 역사를 새로 써나가고 있다.
한편 인터풋볼(2023.1.27.)에 따르면 한 토트넘 팬 커뮤니티에서 손흥민을 위한 게시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17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가진 토트넘 팬 커뮤니티 ‘Spurs express’는 1월 26일 손흥민을 위한 게시글을 올렸다. 2022-23시즌 들어 부진한 데 따른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손흥민을 더욱 응원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글이다.
이들은 “손흥민에게 감사를 전하는 글이다. 누누 산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토트넘이 길을 잃은 것처럼 보였을 때 손흥민은 재계약에 서명했고, 우리를 포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충성심을 보여줬다. 우리도 손흥민을 포기해선 안된다. 우리는 손흥민과 함께 한다”는 내용을 손흥민 사진과 함께 올렸다.
이 게시글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수많은 토트넘 팬들이 게시글에 하트를 누르고, 공유하고, 댓글을 남겼다. 해당 커뮤니티에 올라온 다른 게시글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반응이라 할까. 토트넘 팬들이 얼마나 손흥민을 사랑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손흥민이 그동안 침묵을 깨고 프레스턴과의 경기에서 두 골이나 뽑아낸 것도 이런 응원 덕분이 아닐까 싶다.
손흥민은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기복이 있었다. 이런 기복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 개인적인 경기력에 대해 이야기하면 좋아질 수 있다. 득점 기회나 여러 상황을 놓쳤지만 난 항상 최고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다. 항상 팀을 돕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 어떻게 발전해야 할지 항상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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