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메이커 최고위원들  
상태바
뉴스 메이커 최고위원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4.17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넥스트리서치가 4월 8~9일 SBS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를 보면 22대 총선 선호도 문항에서 ‘정권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를 뽑겠다’는 답변이 49.9%로 나타났다. ‘국정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36.9%다.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이상인 13%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모름·무응답’은 13.2%다. 그냥 하나의 여론조사일 뿐이지만, 유승민 전 의원은 이에 대해 4월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 “김기현 대표 취임하고 국민의힘 지지도가 계속 내려가고 대통령 지지도도 내려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해부터 당을 100% 장악하려고 전당대회 룰을 바꾸고 이 사람, 저 사람 주저앉히고 그러지 않았나”라며 “(이것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들이 실언을 했다. 5·18 관련, 전광훈 목사 관련, 밥 한 공기 관련, 4·3 관련 실언을 했다는데 그럴 사람들인 줄 모르고 뽑았냐”라며 반문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렇게 만든 건 윤석열 대통령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렇게 가면 총선 참패이고 윤석열 정부 5년 내내 식물 정부”라며 “누구든 적극적으로 대통령을 설득해야 한다. 대통령이 고집을 꺾고 더 다양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총선 후보들도 대통령과 가까운 검사들만 내면 안 되고 정말 좋은 사람을 내자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4월 총선에 대해 “윤 대통령 지지도가 지금처럼 30%에서 왔다 갔다 하고 여론조사에서 보듯 야당 뽑겠다는 국민이 훨씬 많고 이 상태가 지속 되면 당이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자신이 소속된 당을 위한 고언(苦言)으로 보이는데, 유 전 의원의 지적대로 국민의힘이 변화된 모습을 보일 지는 미지수다.
나는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으로 회자되던 김기현 후보가 국민의힘 신임 대표로 선출되는 걸 보고 ‘뭐 저런 당이 다 있나’라며 이미 개탄한 바 있다. 그런 나로서는 ‘정권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를 뽑겠다’는 49.9%의 여론조사 답변이 유의미하게 다가온다. 여기서 특히 주목하는 것은 뉴스 메이커로 떠오른 최고위원들이다.
먼저 김재원 최고위원은 4월 4일 제주 4·3을 두고 “격이 낮은 기념일”이라고 말해 또다시 논란을 자초했다.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제주 4·3희생자 추념식에 불참한 것을 옹호하며 “대통령이 보통 3·1절과 광복절(기념식) 정도 참석하는데, 4·3 기념일은 이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는 추모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야당을 겨냥해 “무조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공격해대는 자세는 맞지 않다”고 덧붙였지만, ‘격이 낮은 기념일’ 발언을 두고 당내에서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김 위원의 발언에 유감을 표하며 “응분의 책임을 묻고 당 기강을 바로 세워나가겠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친이준석계도 가세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최고위원과 당 지도부를 향해 “입만 열면 실언하는 사람을 징계는 못 하더라도 최고위 출석정지, 언론·방송 출연 정지라도 시켜라”라며 “(김 위원이) 실언한 지 며칠 지났다고 또 방송에 나와 떠들게 하고 있나. 그것도 안 하면 당 지도부 무용론이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친이준석계 허은아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 일반의 마음에서 벗어나 내년 총선 필패의 길로 달려가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김재원 최고위원은) 여당의 최고위원으로 부끄러운 줄 아셔라. 제발 국민 눈치 좀 살피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더 이상 이를(논란을) 피하기 위해 당분간 공개 활동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했다. 
앞에서 ‘또다시 논란을 자초했다’라고 말한 것은 김 최고위원이 지난달 극우 성향인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의사를 밝힌데 이어 미국 강연에서 ‘전 목사가 우파진영을 천하통일했다’ 등의 발언을 해 뉴스 메이커가 된 바 있어서다. 정치인들로선 좋은 쪽 뉴스에 자주 나오길 희망하겠지만, 정반대 노출이 이루어진 것이다.  
태영호 최고위원의 경우 지난 2월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주 4·3은 북한 김일성 지시로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그 망언을 재차 거론하며 사실상 사과할 뜻이 없다고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제는 그 망언이 촉매제가 돼 4·3 폄훼 현수막에 이어 지난 75주년 행사장에서 ‘서북청년단’ 집회 소동까지 벌어지자 4·3유가족들이 “가슴이 찢어진다”고 토로한 데 있다.
더 큰 문제는 집권 여당의 지도부 일원인 최고위원이 유족들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그러라고 태영호 후보를 최고위원에 당선시킨 것인가? “그럴 사람들인 줄 모르고 뽑았냐”라는 유 전 의원의 반문이 쏙 와닿는다. 그 한심함이야 하늘을 찌르지만, 조수진 최고위원의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논란이 애교에 가까워 보일 만큼 나쁜 뉴스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