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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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사재기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6.1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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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생계에 직접 영향을 받는 상인들의 근심과 걱정은 더 크다. 수산시장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시장 곳곳에는 ‘바다는 쓰레기통이 아니다’, ‘방사능 오염수 안전하면 일본 식수로 사용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상인들은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는 어민의 생존권 위협은 물론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라며 “일본 정부나 우리 정부가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면 수산물 소비가 위축될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오염수 방류 임박으로 대형마트, 슈퍼 등에선 소금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천일염 사재기 징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유통업계에선 소비 증가세가 눈에 띌 정도다. 동네 대형마트의 소금 매대가 거의 비어 있다. 사재기를 안 한다는 사람들도 소금이 없는 걸 보고, 불안감에 사두는 상황이다.
소금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수치로 확인된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14일 소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6% 늘어났다. 도쿄전력이 오염수 방류를 위해 시운전에 돌입한 12~14일에는 전년 동기 대비 165% 급증했다.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에서도 지난 6~14일 소금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1천93% 늘었다. 천일염만 보면 같은 기간 1천868% 폭증했다. 수협쇼핑에선 천일염이 일시 품절됐다.
일부 소금 가격은 80% 가까이 폭등했다. 소금 대란에 미리 사두려는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이를 활용한 재테크에도 관심이 모아지지만, 개인이 소금을 대량 구매해 판매하는 행위는 법으로 금지돼 있다.
원전 오염수 방류가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드는 천일염 등 소금 생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한다. 그런데도 부정확한 정보가 확산하면서 구매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소금 사재기’에 대해 국민 탓만 할 것은 아니다. 정부가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안정성을 확실하게 입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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