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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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58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6.2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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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022~2023시즌을 마치고 5월 30일 오후 귀국한 손흥민은 6월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남긴 글을 통해 “시즌을 끝내고 한국에 막 돌아왔다. 돌아와서 지난 시즌을 다시 생각해 볼 시간을 가졌다”며 “제가 생각하고 기대했던 시즌과는 팀으로도 제 개인적으로도 한참 부족했고 아쉬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23골)에 올랐던 손흥민은 이번 에는 안면 부상 등으로 인해 리그에서 10골 6도움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EPL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성공 및 통산 100호골 기록을 달성했지만,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데 대한 아쉬움을 귀국 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한국에서 밤낮 가리지 않고 응원해주시고 경기장에 직접 찾아와주시고, 또 전 세계 온라인으로 응원해주시는 팬분들 한 분 한 분 모두 너무 감사드린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올 시즌 부족했던 만큼 잘 충전하고 다음 시즌에 더 좋은 모습,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드리겠습니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손흥민의 부진은 득점왕 수상 다음 해라 더 그렇게 여겨졌을 법하다. 그런데 시즌을 끝마친 직후 영국 현지에서 탈장 수술을 받은 새로운 사실이 전해졌다. 6월 16일 오후 8시 열린 페루와의 A매치 친선전 첫 경기를 앞두고 중계사인 TV조선과 단독 인터뷰에서 “시즌 내내 부상 때문에 고생했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손흥민은 이 인터뷰에서 “이거를(이 사실을) 굳이 알려야 되나 생각을 많이 했다”고 뜸을 들인 뒤 “사실 시즌 내내 (스포츠탈장 문제로) 고생을 많이 했다. 8~9개월간 참고 하다가 도저히 안되어서 결국엔 수술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손흥민은 “패스나 턴 동작을 할 때, 코어 쪽에서 다 움직인다. 그런데 이 쪽이 아프다 보니까 제가 할 수 있는 100% 중 60%?”라고 말하며 스포츠탈장 문제로 시즌 내내 100% 전력을 다할 수 없었음을 고백했다. 손흥민이 수술한 스포츠탈장은 회복까지 2주가량 소요되고, 증세가 가벼운 수준으로 알려져 천만다행이다.
뉴스엔(2023.6.15.)에 따르면 탈장은 복벽이 약해지면서 장이 그 밖으로 밀려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스포츠 선수에게 일어난 경우는 스포츠탈장이라고 부른다. 복부 압력을 급격하게 상승시키는 운동 동작이 복벽을 약화시킨 탓에 발생한다. 탈장이 있더라도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을 수 있으나 힘을 쓸 때 복부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손흥민의 장기인 폭발적인 스프린트(전속력으로 달리기)와 강력한 슈팅은 순간적으로 근육의 힘을 써야 하는 움직임이다. 스포츠탈장이 큰 영향을 미친다. 가령 알고도 못 막는 ‘치달’(치고 달리기)로 유명했던 카카는 탈장 수술 이후 신체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 무릎 부상 후유증이 겹치면서 전성기 기량을 잃어버린 경우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손흥민이 시즌은 물론 카타르월드컵에서 안와골절과 스포츠탈장, 이중고를 겪었다는 얘기가 된다.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최고인데, 앞으로는 그걸 명심해줬으면 한다. A매치 2연전 출전이 쉽지 않아 보였던 대로, 손흥민은 페루전에 결장했다. 6월 20일 열린 엘살바도르전도 후반 20분경 교체 선수로 뛰었을 뿐이다.
김민재도 훈련소 입소로 빠지긴 했지만, 그래서일까. 국가대표팀은 페루에 0대 1로 패하고, 엘살바도르와는 1대 1로 비겼다. 건강상 이유로 결장과 후반 교체가 불가피했지만, 이번같이 손흥민의 활약이 미미했던 A매치는 없었지 싶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도 축구는 혼자가 아니라 팀으로 하는 것이지만, 손흥민의 존재감이 새삼 느껴지는 A매치 2연전이라 할 수 있다.
한편 6월 20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알 이티하드로부터 매 시즌 3,000만 유로(약 420억 원) 수준의 연봉이 포함된 4년 계약을 제안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알 이티하드는 손흥민의 영입을 위해 6,000만 유로(약 841억 원)에 이르는 추가적인 보너스까지 준비했다”라는 내용과 함께 전해진 소식이다.
엑스포츠뉴스(2023.6.20.)에 따르면 토트넘 팬들이 “우리는 손흥민이 우리와 함께 늙어가길 원한다” 등 즉각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이 크리스티안 에릭센이나 무사 뎀벨레처럼 손흥민을 쉽게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웃긴다. 꾸준히 리그 10골 이상 기록한 윙어를 찾는 건 쉽지 않다”라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로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10골 5도움을 기록하며 7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1992년 출범한 EPL에서 7시즌 연속 10골 이상 터트린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단 11명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손흥민은 엘살바도르전 직후 “난 아직 그 리그(사우디)에 갈 준비가 안 돼 있다. 프리미어리그가 좋다.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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