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된다, 2무 2패 클린스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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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된다, 2무 2패 클린스만호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7.1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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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7월 7일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026년 북중미 3개국(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개최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예선과 2027년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 예선을 겸해 열리는 아시아 지역예선 일정을 공개했다.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본선 참가국 수가 증가하는 2026월드컵의 아시아 지역 예선은 1, 2, 3차로 나뉘어 진행한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AFC 내 상위권 국가가 참여하는 2차예선 경기는 11월부터 시작한다. 7월 27일 1, 2차예선 대진 추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진행되면 바야흐로 2026월드컵이 성큼 다가왔음이 더 실감날 것 같다. 2차예선은 36개국이 4개 팀씩 9개 조로 나뉘어 경기하며, 오는 2024년 6월까지 홈&어웨이 방식으로 순위를 가린다.

여기서 각 조 1·2위에 오른 18개 팀이 3차예선에 진출하면서 2027년 아시안컵 본선 출전권도 함께 가져간다. 3차예선은 6개 팀씩 3개 조로 나뉘어 열리며, 각 조 1·2위가 2026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2026월드컵부터는 아시아에 8.5장의 출전권이 배정돼 일단 11회 연속 본선 진출을 무난히 이룰 것이라 전망하지만, 걱정도 된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과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빠져서 그런지 축구 국가대표팀은 6월 16일 열린 페루와의 A매치 경기에서 0대 1로 패했다. 6월 20일 열린 엘살바도르와는 1대 1로 비겼다. 지난 3월 열린 콜롬비아(2대 2), 우루과이(1대 2)에 이어 이기는데 또 실패한 것이다. 이로써 클린스만은 부임 후 치른 4경기에서 2무 2패로 승리를 챙기지 못한 첫 외국인 감독이 됐다.
손흥민이 “이번에 승리를 못 거두면 9월로 (첫 승 기회가) 미뤄진다. 감독님, 팀과 첫 승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한 엘살바도르전이 특히아쉽다. 손흥민이 후반 20분경 교체 투입된 엘살바도르전에서는 후반 4분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터닝슛으로 득점, 앞서갔는데도 막판에 실점해 선제 골을 지키지 못했다.
콜롬비아(17위)·우루과이(16위)·페루(21위)는 모두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가 한국(27위)보다 높은 강팀이지만, 엘살바도르는 75위다. 가장 전력이 떨어지는 사실상 ‘약체’라 할 수 있다. 한국에 오기 전 일본과 가진 평가전에서 0대 6으로 완패했고, 최근 A매치 5연패를 기록 중인 엘살바도르이기에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친 무승부가 더 아쉬운 지도 모른다.
4경기째 무승을 보며 슬슬 걱정이 일기 시작한다. 그래서인지 클린스만 감독은 이례적으로 경기 후인 6월 22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무승(2무 2패)을 기록하자 결과에 대한 해명과 향후 한국 축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인 셈이다. 그는 “승리를 거두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목표는 변함없이 아시안컵 우승”이라고 밝혔다.
엘살바도르전 무승부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선수들에게 롱킥으로 때리고, 공격수들이 득점하기를 원했다. 롱킥도 공격 축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횡패스하다가 차단 당하면서 실점 빌미를 줬다. 공격수들은 골문 앞에서 결정력과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수비에서 끝나기 3분 전에 실점하는 일은 더는 나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에 대해선 전폭적인 신뢰를 보였다. 그는 “이강인은 이제 교체 선수가 아니다. 그가 들어오면 팀의 템포가 달라진다. 팀 전체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칭찬했다. 다 알다시피 이강인은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자주 벤치에 앉는 등 찬밥 신세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뒤 지난 3월 우루과이전부터 이강인을 3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시키고 있다.
부상 중에도 훈련을 빼먹지 않고 리더십을 보여준 손흥민 등 선수들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했다. “손흥민이 엘살바도르전 후반에 출전해 100%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경기장 안팎에서 많은 노력을 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마요르카)과 김민재(나폴리)의 빅클럽 이적설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15~20년 사이 한국 축구가 빠르게 발전한 것에 대해 다 같이 자랑스러워해도 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도 “지속적인 발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아시안컵까지 강한 팀을 만들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우승에 대한 의욕도 보였다.
“아시안컵이 매우 중요한 중간고사인 것도 맞다.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는 한국이지만, 마지막 우승은 6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만약 클린스만호가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쌓이고 있는 비판을 한 번에 털어낼 수 있다. 아시안컵을 생각한다면 A매치는 조금씩 맞춰나가는 과정일 뿐”(OSEN, 2023.6.23.)이라지만, 걱정이 깡그리 사라지는 건 아니다.
부임 이래 언론에 노출된 클린스만 감독은 시종 웃으며 환한 표정의 모습이다. 전임 벤투 감독처럼 항시 웃음기 없는 얼굴 표정보다 보기 좋은 모습이긴 하지만, 그걸로 만족할 수는 없다.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하겠구나 하는 희망과 함께 팬들을 안심시키고 지지와 응원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은 말할 나위 없이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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