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살인자, 온열질환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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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살인자, 온열질환 예방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7.3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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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김제소방서장

 

역대급 폭우 속에 47명의 희생자를 안긴 장마가 끝났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장마의 종료와 함께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며 폭염이 몰려오고 있다. 폭염이란 평년보다 기온이 매우 높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상태를 말한다. 최근 5년간 전라북도의 여름철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일수는 24.7일이고,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열대야 일수는 14일로 나타났다. 2022년의 여름철 평균기온은 24.7도로 평년보다 0.7도 높았으며, 1973년 이후 도내 여름철 기온은 지속적 상승 추세를 보여왔다.
기상청은 체감온도가 최고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를,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폭염경보를 발령한다. 올해 여름은 엘리뇨 현상 등의 영향으로 역대 최고의 불볕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주말 동안 전국에서 12명의 온열질환 관련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1년부터 2019년까지의 폭염 사망자는 총 493명으로 같은 기간 태풍과 호우에 의한 인명피해를 합한 것보다 3.6배 많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폭염을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 부르는 이유이다.

폭염으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적인 온열질환으로는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일사병은 장시간 햇볕에 노출되어 탈수 현상과 함께 현기증이나 식은땀이 흘러 일시적으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더위를 먹었다라고 표현되는 열탈진, 과도한 땀 배출로 인한 근육경련을 동반한 열경련, 머리로 혈액을 원활하게 올리지 못해 메스꺼움, 어지럼이 나타나는 열실신이 있다. 열사병은 과도한 열로 인해 뇌에 심각한 손상을 주는 질환으로 체온 조절 기능이 중단되어 피부를 통한 열 발산이 멈춘 상태로, 열사병 환자의 80%가 전조증상 없이 발생해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에 취약한 사람들은 고령자나 영유아이다. 이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거나 아직 제대로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사병 환자를 방치할 경우 열사병으로 악화되며, 이때는 신속한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야외활동 중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의 징후가 보인다면 즉시 햇볕을 피하여 시원하고 환기가 잘 되는 장소로 이동해, 물수건이나 수건 등으로 감싼 얼음주머니를 환자의 겨드랑이, 무릎, 목에 대어 체온을 빠른 시간안에 낮추어야 한다. 이때 체온을 급하게 하강시키려 차가운 물을 몸에 직접 끼얹거나 얼음주머니 등을 신체에 직접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매우 치명적이며, 건강한 사람도 갑작스런 냉기로 심장마비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차가운 음료를 급하게 마시게 하는 것은 질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삼가야 한다.
김제소방서에서는 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의 기간을 여름철 온열질환자 발생에 대비하여 모든 구급차량과 펌블런스 차량에 얼음조끼와 얼음팩 등을 갖추고 현장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장 더운 시간대인 12시부터 16시 사이의 외부 활동을 피하여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 양산이나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고, 체온이 원활하게 발산될 수 있는 헐렁한 옷을 입어야 하며, 그늘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무더운 여름, 내리쬐는 햇볕으로부터 노출을 최소화하여 온열질환 없는 안전한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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