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말벌의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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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말벌의 위협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8.2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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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김제소방서 방호구조과

 

가을의 시작 입추와 일교차가 커진다는 처서 또한 지났지만 무더위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질 않고 있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폭염과 폭우, 대형산불로 대표되는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며 지구생태계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바다 수온이 상승하며 열대 어종이 출현하고, 작물의 적정 재배지가 이동되며 야자수가 남부 일부 지역의 가로수로 식재되는 등의 변화를 겪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표적 유해 곤충인 말벌의 개체수가 급증하며 인간 생활의 적잖은 위협이 되고 있다. 말벌은 곤충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특히, 장수말벌과 등검은말벌은 생명에 위협이 될 만큼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벌이 위험한 것은 한번 쏘면 독침에 꽁무니 끝이 떨어져 나와 죽는 꿀벌과 달리, 독침이 빠지지 않고 여러 번 계속해 쏠 수 있고 심한 경우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벌은 여름철이 지나며 급속하게 번성하고, 특히 8월에서 9월에 활동이 왕성해지며 독이 강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말벌의 번성기인 7 ~ 9월 중에 119 신고의 90%가 집중하고, 늦여름과 가을철까지 출동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말벌은 달콤한 과일이나 탄산음료 등을 좋아하기 때문에 야외활동 중 음식물은 밀폐용기나 지퍼백에 담아 섭취해야 한다. 검은색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검은색 옷이나 머리칼을 가진 사람은 흰색이나 밝은색 옷을 입고 챙이 있는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또한 자신의 집이나 먹이를 위협받으면 공격적으로 반응하므로 주변에 말벌이 있다면 벌을 자극하는 큰 동작을 하지 말고 조심스럽게 멀리 물러나야 한다. 만약, 벌집을 건드려 벌이 쏘기 시작한다면 신속하게 머리 부분을 보호하며 최대한 멀리 그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
일반적으로 꿀벌에 쏘인 경우 가려움증과 피부가 부풀어 오르며 통증과 염증이 발생하고 시간이 지나면 점차 사라진다. 독침이 박혀 있다면 신용카드 등을 사용해 밀면서 침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는 핀셋 등으로 잡아 빼면 독침을 눌러 잡아 짜는 효과로 인해 더 많은 양의 독이 체내에 들어가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말벌의 독침은 피부에 박히지 않으므로 침을 제거할 필요는 없다. 말벌 독침에 쏘인 경우 쏘인 부위를 물이나 비누로 깨끗하게 씻고 찬물이나 얼음팩을 10 ~ 15분 정도 올려두어 독의 분산을 둔하게 만들어야 한다. 일부의 경우 과도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한 호흡곤란이나 기도 폐쇄·구토·설사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하면 급성 호흡곤란과 혈관이완으로 혈압이 떨어지면서 의식을 잃을 수 있으니 곧바로 119에 신고하거나 인근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야외활동이 많거나 말벌 독침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라면 약국에서 항히스타민제를 구입하거나 병원 처방전을 받아 에피네프린 자가 주사를 준비해 대비해야 한다. 주변에 말벌집이 목격된다면 절대로 직접 제거하려 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 말벌보호복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말벌집을 제거하려 할 경우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가을의 길목! 벌초나 산행 등 야외활동이 많아질수록 말벌과 마주칠 위험이 크다. 김제소방서 119구급대는 말벌 알레르기 완화를 위한 항히스타민제를, 특별구급대는 항히스타민제와 에피네프린 주사를 비치해 위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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