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의회, 부단체장 출생지 놓고 '생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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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의회, 부단체장 출생지 놓고 '생트집'
  • 송기문 기자
  • 승인 2024.01.0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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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의회(의장 김영일)가 전북도에서 단행한 군산시 부단체장 인사를 놓고, 출생지를 문제 삼는 ‘생트집 잡기’에 나서 망신살을 사고 있다.
지역 간 갈등을 봉합하고 새만금과 군산 발전에 앞장서야 할 군산시의회가 “김제 출신 부이사관을 군산시 부단체장으로 내정했다”고 반발하며 오히려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행위를 하고 있어서다.

시의회의 잣대로라면 김제 출신 언론인과 시의원·공무원은 군산시청을 출입하면 안 된다는 논리로 해석된다.
구랍 28일 군산시의회는 “김제 출신 부단체장 내정에 강한 유감 표명한다”는 보도 자료를 지역 언론에 배포했다.
보도 자료를 보면 “의장단은 군산과 김제 간 새만금 관할권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 김제 출신 부시장이 부임해 관할권 대응 추진 동력이 떨어질 것이 염려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김영일 시의장은 “전북도가 무슨 생각으로 군산에 김제 출신 부단체장을 내정했는지 시민의 원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시의회와 군산시 집행부 간 관할권 논의 내용 등 민감한 사안이 김제시에 전달될 것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이러한 발상이 새만금의 성공적 개발을 위해 역량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다른 정치적 셈법이 있는 게 아닌지 의구심을 들게 한다는 점이다.
군산시와 김제시가 새만금 관할권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출신지만 놓고 섣부른 판단을 내놨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의회는 이러한 상황이 우려됐다면 부단체장 인사가 거론됐을 때부터 사전에 지자체장을 통해 전북도와 협의했어야 할 사안이지만, 인사가 종료된 시점에서 뒷북을 치고 있다.
시의회의 행보에 대해 의회 안팎에서도 갑론을박이 일고 있지만, 시의회의 판단이 지나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A 시의원은 “김제 출신 부시장이 군산·김제 간 갈등 해결을 제대로 할지 모르겠다. 군산에서 길어야 1년 후 다시 전북도에 복귀하는데 새만금 관할권은 아주 소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반면 B 시의원은 “보도 자료가 배포된 것도 몰랐다. 이번 사안은 의장단 회의와 의원총회도 열지 않고 결정됐으며, 23명 전체 의원의 의견이 담긴 것은 아니다”며 “시의회는 정치적 셈법이나 소지역주의에 사로잡힌 인사권 개입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 김 모씨는 “시의회는 관할권 문제를 핑계로 때 아닌 출신을 따져가며 부단체장 인사까지 개입하는 치졸한 행태에 앞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의원들의 비위행위에 대한 자숙과 대시민 사과가 먼저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논란에 신임 신원식 군산부시장은 “군산시의회의 우려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김제 출신으로 군산에 온 것이 아니다”면서 “군산부시장으로서의 직책을 수행하기 위해 군산에 온 것이며, 공직 생활을 하면서 열정을 다해 직책을 수행해왔듯이 군산부시장으로서의 직책 또한 열정을 바쳐 수행할 것이며, 부단체장으로서 양 지자체간 소통을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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