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지도자 상(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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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지도자 상(像)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4.03.2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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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지도자는 많은 사람을 거느리고 다뤄나가는 고통을 지니고 있다. 지도자에 따라서 사람다루는 것을 즐기기도 하지만 대체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여러사람을 거느리고 가는 능력을 발휘케해 대중을 조화롭게 이끌어 가는 지도자는 사람 다스리는 일이 즐겁다. 옛날에 순(舜) 임금은 거문고를 뜯고 콧노래를 부르면서 천하를 다스렸다고 한다.
부하들이 맡은바 일을 철저하게 수행토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으로 지도자의 일은 끝난다. 말하자면 내 할 일과 네 할 일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다. 이런 지도자는 순임금처럼 콧노래를 부르면서 천하를 다스릴 것이다.

그러나 지도자에 따라서는 모든 일을 스스로 도맡아 처리하려는 사람도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열중하다 보면 법도 만들고 그 법을 진행하는 일에도 충실해야 한다. 행정과 입법과 사법을 한손에 거머쥐고 무소불위(無所不爲)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생각을 갖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현실 정치는 이러한 전권(全權)을 한 사람이 쥐고 있는 것을 불가능 하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행정과 사법과 입법으로 분리되는 삼권분입(三權分立)이다. 
옛날의 고사(古事) 한 토막이 생각난다. 중국 위나라에 소왕이라는 임금이 있었다. 그는 어느날 갑작스레 재판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재상을 불러 “내가 재판을 해보고 싶소”라고 말했더니 임금의 말을 들은 재상은 “재판을 하시려면 먼저 법률 공부부터 하셔야 됩니다”고 대답 했다.
소왕은 그날부터 법률책을 가져다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못읽어 머리가 아프고 졸렸다. 도저히 견딜수 없어 책 읽기를 포기 해버렸다. 법률을 맡은 신하가 해도 되는 일을 임금이 직접 해보려고 하다가 당하는 괴로움 이다.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직접 하려고 욕심을 부린다면 이런 고통을 당하기 마련이다.
지도자가 되는길은 대체로 비정 하다고 한다. 많은 인간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을 꿰뚫어 보는 지혜도 있어야 하고 관찰력(觀察力)과 결단력도 있어야 한다. 
위로는 대통령을 비롯한 입법부인 국회와 사법부 그리고 각 부처 장관, 정치권, 지방자치단체장 등 각급 행정지도자 들은 호민관(護民官) 자세로 (선샤 인 로우(Sunshine Law) 즉 그것은 한마디로 공개행정을 촉진하는 법률) 모든 행정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을 움직이는데 필요한 인정과 존경 의리와 이해가 지도자에게는 꼭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들 보다는 철저한 계산에 따른 이익을 앞세워 사람을 이용하고 감시하는 비정한 지도자(?)들이 많다. 인간을 철저하게 불신 하면서 지도자의 철학을 이루어낸 한비자(韓非子)는 이익인성론(利益人性論)을 철학으로 내세워 비정한 지도자의 길을 밝히고 있다. 장어는 뱀과 비슷하게 생겼고 누에는 나방이의 새끼벌레와 비슷하게 닮았다. 사람들은 뱀을 보면 깜짝 놀라고 나방이의 새끼 벌레를 보면 누구나 소름이 끼친다. 그러나 어부는 장어를 보면 손으로 잡고 아녀자들도 손으로 누에를 만지며 키운다. 왜 그럴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면 누구나 용감 해진다.
한비자는 또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마차를 만드는 사람은 모든 사람들이 부자가 되어야 마차를 사간다고 생각한다. 관을 짜는 사람은 모든 사람들이 빨리 죽어야 짜놓은 관을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경우 마차를 만드는 사람은 착한사람이고 관짜는 사람은 악인 인가. 부자가 되지 못하면 마차를 사갈 수 없고 사람들이 죽지 않으면 관을 팔수 없다. 사람이 미워서가 아니라 자기의 이익을 생각 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내면에 감추어진 깊은 뜻을 한비자는 드러내고 있다. 이런 사상을 어떻게 인간이 가질 수 있느냐고 말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간이 가진 인성(人性)을 예리하게 지적했을 뿐이다.
인간 관계가 이와 같이 이익에 의하여 움직여지고 있다면 지도자나 그를 추종하는 모든 사람들은 이 테두리에서 벗어 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도자가 우리를 다스린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각 정당의 대표자나 정치인, 통치권자나 그가 임명하는 많은 공직자, 경영자와 그 추종자들 모두가 항상 자신의 이익을 우선해서 생각하고 기회만 있으면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경주 할 것이다. 얻어진 이익을 더욱 확대하기 위하여 윗사람을 끌어내리고 자신이 그 자리에 앉아 부하를 짓밟아 못올라오게 할것은 당연하다. 때문에 지도자는 일체의 허점이나 방심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한비자는 가르치고 있다.
한비자는 지도자가 되는길을 법·술·세(法·術·勢)로 설명하고 있다. 공적을 세우면 합당한 상을 반드시 내리고(法) 가슴속에 숨겨놓은 비밀로 이것 저것 비교해서 따르는 사람들을 조종하고(術) 권력을 가지고 생살여탈(生殺與奪) 복종하지 않으면 목슴까지도 위협하는 권력을 가져야(勢)한다는 것이다. 이 세가지를 기둥 삼아 지도자의 자세를 해명한 한비자의 철학을 눈여겨 볼때가 지금 우리에게 다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 중요한 시점에 지도자 들은 도덕성과 의리 그리고 인정을 앞세우면서 많은 사람을 다스리고 다루려는 진정한 지도자로서의 길은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지도자가 되어서 빼놓을수 없는 것은 법(法)과 術)과 세(勢) 보다는 인간 존중과 도덕적 양심을 바탕으로 해야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비정의 지도자는 그 말로가 외로울 수 밖에 없다는 진리를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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