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교감하며 걷는 즐거움, 얼마나 신선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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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교감하며 걷는 즐거움, 얼마나 신선한지…
  • 신익희 기자
  • 승인 2011.09.08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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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숲과 함께하는 예향천리 마실길 걸어보세요

바쁜 일상에 쫒기며 살다보면 여유롭게 자연을 즐기며 감상할 겨를이 없다. 지척에 아무리 좋은 길이 있고 산이 있어도 시간을 내서 걷지 않으면 도루묵이다.


뜨겁게 내리 쏟아 붓던 태양의 열기가 한풀 꺾이고, 시원한 산들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가을에 ‘건강’과 ‘사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풍경 좋은 길이 고창에 있다.

고인돌 질마재 따라 100리길에 이어 지난 2010년 12월 고창군은 역사문화자원과 어우러진 산림문화체험 마실길과 해안마실길 등 총 연장 81km에 달하는 길을 복원하여 개통했다.

이번 가을에는 짬짬이 시간을 내서 자연과 교감하며 걷는 즐거움이 얼마나 신선한지 고창에서 맛보길 권한다.

-피톤치드 내뿜는 편백나무 숲길
길은 어느 곳이든 통한다. 또한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것도 길이다. 그래서 우리의 인생을 길에 비유하기도 한다. 가보지 않은 길을 처음 경험할 때 느낄 수 있는 설레임은 덤이다.


여름동안 높았던 습도가 낮아지면서, 맑게 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진 숲 속 오솔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마음속에 쌓여 있던 근심, 걱정을 잊고 나뭇잎과 눈 맞추고, 새 소리에 귀 기울이며 어느새 자연과 교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솔재 쉼터에서 임도길을 따라 걷다보면 스트레스를 풀어준다는 피톤치드를 내뿜는 편백 숲을 만난다. 이국적인 분위기는 물론 피톤치드의 특유한 향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걸음이 절로 멈춰진다.

날씬한 자태를 자랑하며 곧게 쭉쭉 뻗은 편백림을 목을 한껏 뒤로 젖히고 감상하는 것도 좋다. 오감이 시원하게 뚫리는 경험을 즐기고 피톤치드를 들이마시며 온몸으로 숲을 느꼈다면 다시 걸어보자.

-양곡정 발아래 펼쳐진 세상
걷다보면 예향천리 마실길 이정표와 전설을 담은 표지판이 곳곳에 세워져 있어 지역역사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산정마을 희귀재에 이르면 신수동으로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신수동 삼거리에서 석정온천 방향으로 내려오면 조선후기 천주교 박해가 심해져 신자들이 산간 오지로 피신하여 숨어살면서 신앙공동체인 교우촌을 형성하였다는 천주교 공소터를 만날 수 있고, 다른 방향에는 천연기념물인 문수사 단풍길과 고창읍 시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양곡정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양곡정으로 가는 길을 택한다. 가는 길에는 우리 조상들이 딸을 낳으면 시집보낼 때 사용할 가구를 만들기 위해 심었다던 잘 자란 10여 그루의 오동나무와 굳은 절개의 소나무도 모두 만날 수 있으며, 편백나무에서 삼림욕도 한 번 더 즐길 수 있다.

드디어 양곡정이다.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인 방장산의 수려한 산세도 보이고 병자호란 때 고창 출신 박의 장군이 누루하치의 사위인 적장 양고리를 살해하여 붙여진 양고살재도 눈 안에 들어온다.

무엇보다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은 모든 자재를 헬리곱터로 이동하여 지어진 양곡정이다. 양곡정은 전망대다. 양곡정 발아래 펼쳐진 세상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곳에서 만큼은 세상근심 모두가 저 멀리 물러간다.

-상거리 당산과 고창읍성으로 다시 걷기
경사진 오르막길이 힘들어도 주변경관이 좋으면 위안이 된다. 쉬엄쉬엄 올라온 길이라면 이제는 내리막길이다.

경사가 있어 오르는 길도 힘들었을 법 한데 내리막길은 더 조심스럽다. 동행한 사람들을 챙긴다. 조심하라는 말속에서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묻어난다. 20여분 가까이 내려오면 모양골프연습장이다.


인도를 따라 10여분 다시 걸으면 천북동의 한 집에 당산나무와 함께 놓여있는 상거리당산을 본 뒤 소나무길을 따라 걸으면 문화의광장 차 없는 거리를 만난다.

신재효고택, 판소리 박물관, 군립미술관, 문화의전당, 고창읍성이 한자리에 있다. 일명 모양성이라고도 부르는 고창읍성에는 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 돌면 극락승천한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이외에도 읍성성곽길(전불길), 문수산단풍길, 온천길, 방장산길, 고인돌길, 세계5대갯벌습지탐방길 등 코스별로 다양하다.

올 가을에는 고창의 길을 걸으면서 몸도 마음도 다시 한번 재충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길 바란다.

코스별 안내도
1코스(읍성성곽길 총14km 약5시간 소요)
터미널↔하거리당산↔전통시장↔중거리당산↔고창읍성↔전불길↔김기서강학당(전불)↔학산마을↔노동저수지


3코스(문수산단풍길 총9.5km 약4시간소요)
김기서학당(전불)↔은사마을↔신기계곡↔문수산단풍길↔문수사↔편백림숲↔신수동삼거리

4코스(온천길 총7.2km 약3시간 소요)
솔재쉼터↔신수동삼거리↔천주교공소터↔산정마을↔석정온천

5코스(방장산길 총17.5km 약6시간소요)
석정온천↔월곡마을↔유천제↔용추골↔전망대(선유정)↔유점마을↔가평마을

6코스(고인돌길 총5km 약1시간 40분 소요)
터미널↔석탄마을↔도산정보화마을↔고인돌박물관↔고인돌공원

7코스(세계5대갯벌습지탐방길 총17km 약5시간 소요)
미당시문학관↔안현돋움볕마을↔손화중피체지↔신기마을↔김성수생가↔반월마을↔구실막↔ 전망대(상포정) ↔상포마을↔신농원마을↔신촌마을↔김소희생가↔후포마을↔목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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