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음식문화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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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음식문화 이대로 좋은가
  • 엄범희 기자
  • 승인 2011.12.15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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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가면 얄밉도록 부러운 것이 몇가지가 있다. 소니텔레비전도 아니고 코끼리표 밥솥도 아니다. 난 왠지 그네들의 음식 문화라는 것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사실 그네들의 음식이란 게 우리네 입에 맞을 리가 없거니와, 음식점에 가도 인색하게 "다쿠앙" 몇 조각 주고도 또박또박 돈을 받아 내는덴 질려버릴 지경이었다. 여자 손 바닥만한 종지에 나오는 음식이라는 것도 어떤 것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적어서 도무지 치사스러운 생각마저 들곤 했었다.

평소 소식하는 편인데도 남김없이 알뜰하게 다 먹어 치워야만 겨우 먹었는가 싶을 정도여서 일본에 가면 공연히 허기가 지는 기분이었다. 그러다가 우리나라에 와보면 식탁이 그렇게 풍성할 수가 없다.

접시는 달덩이 만하고 찌개 냄비, 냉면 그릇 같은건 들어 앉아서 씻어도 될만큼 엄청 크다. 가짓수도 많다. 꼭 먹어야 된다는 것보단 밥상에 주루루 늘어놓기 위한 구색용도 적잖이 있다는 말이다.

식당일 경우에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어떤 한정식 집에서는 고만고만한 접시가 스물몇 개라나, 시골 산채 전문집은 나물만 15가지는 되고 불고기 집에서나 전골 냄비 집에서도 곁달아 나오는 반찬이 줄잡아도 열 가지는 된다.

그많은 음식중에서 내것이라곤 밥과 국뿐이고 나머진 전부 공동 우물이다. 같이 퍼먹고 같이 집어 먹는다. 그래서 두어 젓가락씩 깨작깨작 하다가 그냥 나가는 음식이 태반이고 그것이 모두 잔반통으로 쏟아져 들어가도 내 책임이 아닌 동시에 별로 아깝다는 의식도 없다. 그렇게 해서 낭비되는 비용이 몇 조원이라든가, 서울시 일년예산보다 많다니 정신이 번쩍 들며 예사가 아니지 싶다.

갑자기 일본 사람들의 음식 문화(문화속엔 여러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겠지만)가 그렇게 깔끔하고 돋보이며 부러울 수가 없다. 그네들은 적어도 몇 조원의 낭비는 없을게 아닌가.

먹자 빌딩, 먹자 골목 같은 게걸스러운 명소가 사라지고 대신 좀더 근사한 문화 공간이 들어서길 바라는 마음이다.

/달리는 희망제조기 송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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