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 2012년 기획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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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 2012년 기획전시
  • 신은승 기자
  • 승인 2012.08.2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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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100년을 통과하다

본 전시에서는 1900~2000년까지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구조적 변화를 일으켰던 지난 백년의 시간을 <근대>로 규정하고, 근대 100년을 세 시기(5주제)로 나누었다. 근대수용의 내재적 갈등기였던 조선후기, 전방위적 약탈이 자행되었던 일제강점기, 그리고 광복 이후의 빛과 그림자가 그것이다.

전시 흐름을 따라 우리는 근대의 면면을 만날 수 있다. 근대수용의 갈등기였던 조선후기는 향약과 김제군읍지를 통해 전통사회의 공동체적 질서를 만난다. 역사상 초유의 일제강점기는 조선총독부 농사지식보급판 기술서 씨리즈물을 통해 기술보급을 통한 약탈의 현장을, 소화8년(1933) 미가고저표를 통해서는 자본 투기적 성격의 미두시장을, 자애기라는 이름의 아사히신문 기증 농번기탁아소깃발을 통해서는 산미증식의 현장과 만난다.

광복이후의 단기4282년(1949) 총인구조사 기념 재떨이도 매우 흥미롭고, 흑백TV와 용기백배 대중보급판 호랑이 그림 안에서 마루에서 쪽잠을 주무시는 나이든 아버지의 주름살을 기억해낼 수 있을 것이다.

전시를 따라 근대를 더듬어 가다보면 2012년 지금 왜 근대인가하는 의문도 떠오른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2000년 갑순이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가 1900년의 갑순이이고, 21세기 갑순이의 딸의 딸의 딸의 딸이 22세기의 갑순이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계보와 시대 현장은 이어지고, 과거는 현재를 살며 미래를 그리는 우리에게 필독 교과서이며 유효할 수밖에 없다.

둘째는 계보를 잇고 역사를 직조하는 무수한 갑순이들, 역사의 저변을 등짐지고 있는 일상의 거인들의 가치를 조명하고자 했다. 2007년,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규모 세계 13위 대한민국. 우리의 이 눈부신 성장은 많은 희생 위에서 이루어졌고 그에 대한 헌사는 일상의 거인들에게 되돌려져야 한다.

본 전시는 지난 7월 27일부터 시작해 내년 6월 30일까지 준상설 전시로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가을 학기가 시작되고 양질의 현장학습이 요구되는 이즈음,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을 찾아 아이들과 함께 지난 100년의 시간여행을 통해 향후 100년의 미래를 점쳐보면 어떨까? /김제=신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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