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는 사회적 약속 무너뜨리는 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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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는 사회적 약속 무너뜨리는 독이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2.09.1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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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과 인원이 모두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다는 소식이다. 정부나 금융당국이 전방위적인 노력에도 오히려 보험사기가 늘었다는 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도덕 불감증과 황금만능주의 사고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보험사기가 단지 보험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직한 보험가입자들이 애꿎게 피해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이 그만큼 늘어나서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상반기 적발한 보험사기 금액은 2,23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늘었다. 적발인원도 4만54명으로 12.1% 늘었다고 한다.
사기유형별로는 허위·과다사고 적발액이 전체의 71.4%에 해당하는 1,595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음주·무면허운전을 하고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는 등 사고 내용을 조작하거나 가벼운 사고에도 장기 입원하는 경우, 서류상으로만 입원하는 사례 등이 급증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보험사기가 갈수록 집단화, 조직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지경이니 보험사기로 돈을 챙기지 못하면 바보라는 소리까지 나도는 법이다. 보험 사기자의 직업도 무직·일용직이 26.5%, 회사원은 17.9%, 일반 자영업 9.0%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보험사기에 대한 범죄 의식이 희미해지고 있는 점은 묵과할 수 없다. 팍팍해진 삶에서만 원인을 찾기에도 미흡한 점이 많다.
특히 보험 관련 종사자의 보험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병원·정비업체 종사자가 1,23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0%, 보험모집 종사자는 497명으로 23.9% 증가했으니 이들의 모럴 해저드가 도를 넘은 셈이다.
게다가 이런 경우는 신고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발조차 쉽지 않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금감원이 보험설계사나 의료기관 종사자 등이 연루된 보험사기에 대해 기획조사를 강화하고, 보험사 내부통제의 적정성을 점검하겠다고는 하나 실효성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사후약방문식 대책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보험사기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크게 늘었기에  말이다.
보험사기를 줄일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한 이유다. 보험은 알다시피 위기 상황에 대비해 한 사회가 미리 갹출해 공동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효과적인 위험분산 제도다. 따라서 보험사기는 이 같은 사회적 약속을 무너뜨리는 독이라고 할수 있다.
보험 시스템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고 그 피해는 결국 선량한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끝까지 추적해서라도 뿌리를 뽑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 스스로가 보험사기는 용서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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