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로 밥 짓는 사람들 '돌솥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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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로 밥 짓는 사람들 '돌솥밥'
  • 문공주 기자
  • 승인 2012.11.1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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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제작자가 많지 않은 익산, 그럼에도 사람들은 있다.
‘돌솥밥’은 익산에서 퍼블릭액세스 영상을 제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와 연을 맺은 일과 학업으로 바쁜 청춘들이 모였다.

우여곡절 많은 이들의 역사는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가을 재미의 초급영상제작교육을 마친 사람들이 모여 지속적인 영상작업을 하기로 했다.
모임의 이름은 ‘고구마’. 고구마를 나눠먹다가 정해진 이름이다. 일과 학업으로 어려운 가운데 만든 <북부시장-지역민의 삶의 대표하다>라는 작품은 지역 케이블TV인 금강방송에 액세스되어 전파를 탔다.
2011년 ‘돌솥밥’으로 바꾸고 온라인 카페도 새로 차렸다. 그러나 기획을 마치고 촬영까지 들어간 작품이 엎어지고, 멤버들의 방황은 계속되었다.
돌솥밥이 이대로 엎어지는가? 고민을 하던 중 2011년 겨울, 다큐멘터리 제작에 관심 있던 학생들이 충원되고 2012년 시작된 전국적인 퍼블릭액세스 팟캐스트 프로젝트 ‘복지갈구화적단(이하 화적단)’에 결합하게 되었다.
돌솥밥은 팟캐스트 방송일정에 맞추어 정기적으로 영상을 제작하게 되었고, 다른 지역 제작자들과의 교류도 시작했다.
또한 다른 지역에서 오랫동안 퍼블릭액세스 제작활동을 해온 활동가를 초청하여 특강을 듣고, 촬영교육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돌솥밥은 ‘교육의 재구성’과 ‘맛나는 비비정 마을’ 등 2개의 영상작품을 제작했다.
“살아있는 학교가 가능한 걸까?
아이들은 생기 있고 자신감이 넘친다. 수업이 생동감 넘치며, 학생들 위주의 학습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과연 입시 위주, 서열 중심의 교육 풍토에서 혁신학교의 한계는 없을까? 혁신학교가 과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까?“
이런 물음 속에서 탄생된 ‘교육의 재구성’은 혁신학교인 익산 성당초등학교와 군산 회현중학교를 다뤘다. 이 작품은 전주MBC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 ‘열려라TV’에 방영되었다.
학교에 대해 사전조사를 하고 직접 방문하여 학생, 선생님, 학부모와 인터뷰를 했다. 영상 제작에 익숙하지 않아 어느 정도의 한계는 있었다. 그럼에도 “아, 나도 이런 학교라면 다니고 싶다!”라는 감탄이 나올 만큼 좋았다. 제작 과정에서 배운 것이 많다.
돌솥밥 멤버 이예원(부송동, 대학3학년) 양은 “우리 교육에 이런 대안이 있을 줄은 몰랐다. 이번 작품 만들면서 곳곳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래가 어둡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맛나는 비비정마을’은 마을 만들기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삼례읍의 비비정 마을 주민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이 마을 주민들은 농가 레스토랑, 마을 공정여행, 카페, 공연팀, 전통주 양조장 등을 공동체적으로 운영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마을 만들기 사업 이후 마을 주민들은 지역공동체가 회복되고 웃음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에서 주최하는 2012 시민영상제에 초청되어 11월 10일에 상영되었다. “영상을 통해 긍정적인 부분, 희망과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싶다. 문제제기와 비판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역할이 있지 않겠나. 생산적이고 대안적인 이야기를 할 때 더 강력한 인상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이예원 양의 말처럼 돌솥밥의 영상은 따뜻하고 긍정적이다. 돌솥밥은 영상을 통해 대안을 이야기하며 소통의 가능성을 찾는다.
“세상의 부정적인 일들은 들여다볼수록 끊임이 없기에 사람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고 싶다”고 돌솥밥 회원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학교와 직장 바쁜 가운데도 미디어로 세상을 읽고 표현하는 것에 열정을 가진 돌솥밥 회원들이 다음에 어떤 작품을 만들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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