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수원 막강 자본력과 물량공세가 승패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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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수원 막강 자본력과 물량공세가 승패 좌우
  • 서윤배 기자
  • 승인 2013.01.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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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야구발전기금, 5천억대 돔구성 건설, 6곳 실업야구단 창단이 KT·수원 승리 3대 핵심 키워드

KT·수원의 막강한 자본력과 물량공세가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승패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분석센터 박재현 교수팀은 지난 11일 KBO가 KT·수원에 손을 들어준 것에 대해 “6곳 실업야구단 창단이 KT·수원 승리의 3대 핵심 키워드”라고 밝혔다.
◆ 경쟁과정서 제시한 청사진…야구발전 자양분 될 것

KT?수원과 부영ㆍ전북은 지난 한 달여 동안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를 위해 기업과 지역의 명예를 걸고 숨 가쁜 총력전을 펼쳐왔다. 결과는 KTㆍ수원의 승리로 귀결됐다.
KBO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평가위원회가 'KT에 좋은 점수를 줬다. 총회의 최종 승인이 남아 있긴 하지만 KBO는 평가위원회의 평가를 있는 그대로 총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20일 전후로 구단주 총회에서 최종 결정이 나오지만 이사회가 평가위원회 결과를 수용한 만큼, 마지막 관문에서 그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매우 낮다.
절차적 과정만 남아 있을 뿐 KT를 프로야구 10구단 구단주로, 수원을 연고지로 사실상 확정 발표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양측은 경쟁기간 동안 대폭적인 야구 인프라 개선, 야구발전을 위한 파격에 가까운 중장기적 전략, 특화된 구단운영 방안 등 다양한 청사진을 발표하면서 야구팬 뿐 아니라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결과적으로 양측이 내놓은 청사진은 야구 발전에 자양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 부영ㆍ전북의 명분론ㆍ홍보전 주효, 초반 열세 딛고 대등한 싸움이끈 동력
양측의 대결은 KT?수원이 지난해 11월 김문수 경기지사와 염태영 수원시장, 이석채 KT회장 등이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의사를 공식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부영ㆍ전북은 지난해 12월 11일 KBO 이사회가 10구단 창단을 승인한지 이틀뒤인 13일 10구단 창단을 선포하면서 맞불을 놨다.
부영ㆍ전북이 10구단 창단을 선포하기전까지는 KT?수원이 10구단주가 되는 것 아니냐는 대세론이 지배했다.
그러나 부영?전북이 김봉연 김성한 김준환 등 수많은 레전드를 배출한 야구의 고장이라는 역사성, 고장의 뜨거운 야기열기와 전국에 고루 분포한 350만의 출향인사를 기반으로 한 흥행성, 강력한 오너십을 가진 부영그룹의 투자의지 등 명분론을 앞세우면서 결과는 예단하기 힘든 안갯속으로 빠져 들었다.
수없이 많은 야구의 전설을 배출한 레전드 존재여부와 전국민이 함께 즐기는 프로야구가 돼야 한다는 부영ㆍ전북의 주장이 거듭 언론에 부각되면서 야구팬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단기간에 KTㆍ수원의 대세론 구도가 박빙의 경쟁구도가 된 것은 야구팬들의 마음을 움직인 명분론 등 전략이 주효한데다 효과적인 홍보전 때문으로 풀이된다.
◆ KT?수원의 자본력 물량공세 평가위원 마음 움직여 팽팽하던 싸움은 결국 자본력에서 갈렸다.
KT?수원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한마디로 자금과 시장의 힘이라고 분석된다.
미디어를 열기만 하면 ‘빠름! 빠름! 빠름!과 함께 터져 나오는 광고 등 높은 인지도를 앞세운 KT는 라이벌인 부영그룹에 비해 자본력에서 크게 앞섰다.
국내 최대 통신회사로 재계순위 11인 KT는 총 자산 32조원, 연매출 28조원의 공룡기업이다.
부영은 재계순위 30위(민간기업 19위)로 결코 작은 기업은 아니지만 총 자산 12조5400억원, 연 매출 5100억여원으로 KT에 비하면 열세에 있다.
시장의 차이도 승패를 갈랐다. 1군 메인 경기장인 전주시의 인구는 65만명, 수원은 115만명으로 차이가 난다. 더구나 광역지자체를 보면 전북은 200만, 경기는 1200만명에 달하는 등 큰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일까. KT와 수원은 평가위원회 PT 현장에서 자본과 물량공세로 경쟁상대를 압도했다.
KT는 야구발전 기금을 200억원 출연하겠다고 제시했다. 부영그룹이 써낸 80억원보다 120억원이나 많은 액수이며 비교적 최근 구단주로 선정된 넥센의 20억원 야구발전기금보다 10배나 많은 액수를 썼다. 이 액수는 승부를 가르는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 스포츠 산업으로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서 KT가 후한 점수를 받았다”는 양해영 KBO 사무총장의 언급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KT?수원의 두 번째 승부수는 돔 구장 건설이었다.
수원시는 2020년께 서수원권 33만㎡ 부지에 5000억 가량을 투입, 4만석 규모의 돔구장을 건립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100억원을 써낸 전북의 4개 지자체 연합군의 야구장 건립비를 4배나 능가하는 큰 규모를 제시한 것이다.
세 번째 승부수는 독립리그 선수권 대회 개최 계획이다.
경기도는 인구 40만명 이상의 시와 해당지역 유망 중소·중견기업의 공동신청을 받아 실업야구단 6곳을 창단해 2015년부터 독립리그 선수권 대회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야구단은 40여명의 선수단과 10명의 코치진 등 50명 안팎으로 구성돼 연간 운영비만 팀당 30억원에 이르며 구단별로 3000석 규모의 야구장을 갖춰야 경기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 40만명 이상의 시가 전주 한곳에 불과하고 중견기업이 많지 않은 전북이 제시하지 못할 약속을 수원 경기가 막강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제시한 차별화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재현 교수팀은 “자본과 인구의 열세에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부영과 전북은 놀라운 선전을 펼쳤다”며 “프로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프로야구에서 규모가 큰 기업이 구단주가 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지만 전북연고의 10구단 탈락은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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