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마음을 나누는 살맛나는 집수리 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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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로 마음을 나누는 살맛나는 집수리 봉사단
  • 백윤기 기자
  • 승인 2013.02.25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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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 31일 무주군청 종무식에서 집수리봉사단이 유공자 표창을 받았다.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땀 흘렸던 노고를 인정받은 것. 회원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오히려 자신들이 살아가는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진 기술로 이웃들을 도와 살맛나고 따뜻한 이웃의 도움을 받으니 살맛난다는 세상. 그 세상은 가진 것이 많아서도, 내세울 게 많아서도 아닌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세상을 말할 것이다. 11명의 회원들이 하루하루 시간을 쪼개고, 각자 가진 기술을 합해 만들어가는 살맛나는 세상, 그 속으로 들어가 봤다.

 ★ “두껍아, 두겁아 헌집 줄 게 새집 다오!”
여유가 넘치는 주말 아침, 설천면 삼공 2길 마을 김옥선 할머니 댁. “뚝딱! 뚝딱! 스윽! 스윽!” 집 안 곳곳을 만지는 소리로 한바탕 소란이 인다. 하나같이 초록색 조끼를 걸쳐 입고 노련한 손놀림으로 분주한 이들은 한 눈에 봐도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 쟁이들.

46세부터 76세까지 연령층도 다양한 이들은 가진 기술도 가지각색. 전기에서 도배, 장판, 보일러까지..... 각자의 분야대로 실력까지 짱짱하니 이들이 만나면 웬만한 집 한 채 고치는 것은 일도 아닐 일이다.
지붕 위에 앉아 비새는 지붕을 보수하는 사람부터 방 안에서 벽지를 자르는 사람들, 장판길이를 재는데 정성을 쏟아 붇는 사람들, 창고에 들어 앉아 수명 다한 낡은 보일러를 교체하는 사람들, 누전의 위험이 있는 전기선을 교체하는 사람들, 창문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해 방풍막을 설치하는 사람들, 비누거품을 일으키며 꼼꼼하게 가스 누출을 잡는 사람들. 분주한 이들을 바라보는 집주인 할머니의 마음은 헌 집을 새 집으로 만들어준 고마움과 자신을 위해 고생하는 젊은이들에 대한 미안함으로 벅차기만 하다.    
김옥선 할머니는 “쉬는 날이라 집에서 쉬어야하는데 이렇게들 와서 자기 집 일처럼 해주니 뭐라 말로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하겠다”며 “나이 드니까 거동이 쉽지 않아서 집안 곳곳이 방치돼 있다시피 했는데 기술자 양반들이 말끔하게 고쳐줘서 안심이 된다”고 마음을 전했다.   

 

★ 50세대와 나눈 사랑의 기술

살맛나는 집수리 봉사단은 관내 주민들로 구성된 전문봉사단으로 기초수급자를 비롯한 차상위계층과 장애인, 독거노인 가정 등 어려운 이웃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365일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기와 가스를 비롯해 도배, 장판, 보일러 교체 및 수리, 방풍막 설치 등의 다양한 일을 해오고 있는 것. 사업비는 무주군에서 지원을 받아 자원봉사센터(센터장 오세득)와 함께 추진을 한다.
무주군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이들에 대한 교육과 유관 기관 및 사업자들과의 연계 지원을 담당하고 있으며 봉사단원들은 이러한 지원을 기반으로 지난 한 해 동안 6개 읍면 50세대에 ‘안전하고 편안한 집, 살고 싶은 집’을 제공했다.
 한편, 무주군에서는 저소득 불우세대 집수리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해 총 5억 5천 4백 여 만원을 투입, 270세대에 대한 주거 현물 지원을 비롯해 농어촌 장애인 주택개조, 사회취약계층 주택 개 · 보수, 나눔 희망의 집 고쳐주기 등을 진행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 다 함께 살맛나는 세상을 만듭니다!

▣ 인터뷰 - 살맛나는 집수리 봉사단 권병남 씨(방풍막 전문)
집수리 봉사활동을 하기 전에는 사실 봉사활동은 시간도 많고 돈도 여유가 잇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가진 기술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을 못했던 것입니다.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을 듣고 집 고치기를 한 지가 1년 쯤 됐는데..... 이제는 누가 말려도 제가 그만두지를 못할 것 같습니다. 자식들 다 도시로 보내고 낡고 추운 집에서 외롭게 사시던 어르신들이 저희들을 보시면 자식들 맞으시는 것 마냥 반가워하시는데 그 마음을 어떻게 모른 척합니까! 저희들은 이 일을 통해 오히려 위안을 받습니다. 감사는 받을 때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베풀면 더 커진다는 것을 하루하루 더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저희 같은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면 무주는 더 행복해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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